"'군사원조·바이든 조사 연계' 폭탄증언 테일러는 원칙주의자"

입력 2019-10-23 11:28  

"'군사원조·바이든 조사 연계' 폭탄증언 테일러는 원칙주의자"
"테일러가 그렇게 말했다면 그게 사실"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군사원조와 '바이든 조사'를 사실상 연계했다는 윌리엄 테일러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 대행(72)의 폭탄급 증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조사가 일 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물론 공화당 우군들이 대가성(quid pro quo)은 없었다고 극력 부인하고 나섰지만, 테일러 대사 대행의 증언은 이를 정면 반박하는 것으로 이제 트럼프 행정부의 '외압' 존재 여부는 더는 논란이 대상이 아니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지적했다.



또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증언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을 인용해 테일러 대사 대행의 증언을 탄핵 조사에 '상전벽해'(sea change)와 같은 파문을 가져온 것으로 지적했다.
2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탄핵 조사의 중심인물로 부상하게 된 테일러 대사 대행은 지난 5월 우크라이나 대사직 제의를 받고 탐탁지 않게 생각했으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으로부터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정부의 대러시아 투쟁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다짐을 받고 대사직을 수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진영이 삼고초려한 인사로부터 결국 발등을 찍히는 악수를 둔 것일까?
테일러 대사 대행은 국무부 내외에서 높은 평판을 받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알려졌다. 지난 2006~2009년 조지 W 부시-버락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 우크라이나 대사를 지낸 경험이 다시금 대사 제의를 받은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보병중대장으로 베트남전에도 참전한 경력의 테일러 대사 대행은 1985년부터 민주-공화 행정부에서 모두 재직한 가장 경험 풍부한 외교관이라는 평판을 얻고 있다.
니컬러스 번스 전 국무차관은 테일러 대사 대행을 '강력한 윤리적 기반을 가진 품위 있는 인물'이라면서 "진정한 애국자로서 재직 기간 내내 미국에 봉사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흠결 없는 경력과 평판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그를 정치적으로 예민한 지역이 된 우크라이나 대사에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러한 평판과 경력으로 인해 그의 의회 증언에도 한층 신뢰와 무게가 실릴 것이라는 주위의 지적이다.
그와 함께 일했던 동료 외교관들은 "테일러가 그렇게 말했다면 그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테일러 대사 대행은 우크라이나 대사에 앞서 지난 1992~2002년 사이 옛 소련권 동구국들에 대한 지원프로그램에 관여해 미국의 안보에 대한 우크라이나 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테일러는 폼페이오 장관으로부터 대사 제의를 받을 당시 워싱턴 소재 미 평화연구소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무 부(副)장관을 지낸 스트로브 탤보트는 "그는 용기 있고 직선적인 인물"이라며 "자기 생각을 상관에게 전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외교관의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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