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군사협력 차원서 방문"…'러-아프리카 정상회의' 맞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전략폭격기들의 장거리 비행 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의 대표적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160이 1만km가 넘는 거리를 비행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Tu-160 2대가 23일(현지시간)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 인근 워터루프 공항에 도착했다.
Tu-160은 옛 소련 시절인 1970~80년대에 개발된 초음속 전략폭격기로 Tu-95MS와 함께 러시아 공중 핵전력의 중추를 이루는 군용기다.
이날 Tu-160의 비행에는 군용 수송기 일류신(IL)-62와 안토노프(An)-124가 동행했다.
군용기들은 러시아를 출발해 카스피해-아라비아해-인도양을 지난 뒤 남아공까지 1만1천km 거리를 13시간 동안 쉬지 않고 비행했다. 비행 도중 공중 급유를 받았을 뿐이다.
목적지 인근에선 남아공 공군 소속 '사브 JAS 39 그리펜' 전투기들이 이륙해 러시아 비행단을 엄호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남아공과의) 양자 군사협력 발전과 양국 공군 간 협력 강화를 위한 방문"이라면서 "비행은 상공 이용에 관한 국제규범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Tu-160의 남아공 방문은 지난 1995년 러-남아공 양국 국방부 간에 체결된 군사 협력 협정 이행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전략폭격기가 아프리카 국가를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격기의 남아공 방문은 이날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개막한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 행사에 맞춰 이뤄졌다.
정상회의에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을 포함해 아프리카 43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남아공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에 헌신하고 있으며 여러 다양한 방향에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남아공과의 협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옛 소련 시절의 전력 수준을 회복한 러시아 전략폭격기들은 소련 시절에 비행했던 태평양·대서양·북극해·흑해 등의 공해 상공에서 정기적으로 훈련 비행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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