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400만명 빅데이터 분석…"직장여성 거주지 대책 고려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직장과 집이 동일 행정구역에 있는 여성의 출산율이 다른 지역에 직장을 둔 여성보다 22%가량 더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저출산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여성 근로자의 거주지가 출산에 미치는 영향이 크게 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25일 한국역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Epidemiology and Health) 최근호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팀이 2011∼2015년 국가건강정보 빅데이터에 등록된 15∼49세 여성 근로자를 대상으로 집과 직장의 위치에 따른 출산율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대상 여성 근로자는 2011년 341만1천930명에서 2015년 407만4천680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지만, 같은 기간 출산율은 4.2%에서 3.8%로 줄어 심각한 저출산 상황을 반영했다.
연구팀은 이들 여성 근로자의 직장과 집이 각각 위치한 지역에 따라 ▲ 동일 기초단체의 시군구(33.3%) ▲ 다른 기초단체의 시군구(35.7%) ▲ 다른 지방(31.0%)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각 그룹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을 비교했다.
이 결과, 2015년 기준으로 동일 시군구 그룹의 합계출산율은 1.20명이었지만, 다른 시군구와 다른 지방은 각각 1.08명과 1.05명에 그쳤다.
연구팀은 출산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를 모두 보정했을 때 동일 시군구 또는 다른 시군구에 직장을 둬 집에서 출퇴근이 비교적 가까운 여성의 출산 확률이 다른 지방에 직장을 둔 여성에 견줘 각각 21.6%, 16.0%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집과 직장의 물리적인 거리가 여성 근로자의 출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저출산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접근이 요구되는 만큼 직장 여성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거주지 대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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