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대통령 "시위대와 대화할 준비 돼"…개혁이행 약속

입력 2019-10-24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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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대통령 "시위대와 대화할 준비 돼"…개혁이행 약속
'내각 사퇴' 요구 반정부 시위 8일째 이어져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반정부 시위가 1주일을 넘긴 지중해 연안국가 레바논에서 미셸 아운 대통령이 시위대에 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아운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시위대를 향해 "나는 여러분의 대표들을 만나 요구를 들을 준비가 됐다"며 "우리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레바논 매체 '데일리스타'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운 대통령은 이어 "정권 교체는 거리에서 일어나지 않는다"며 "그것(정권 교체)은 헌법 제도를 통해서만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사드 하리리 총리가 최근 발표한 경제개혁 조처에 대해 "레바논을 구하고 금융과 경제가 붕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첫 단계"라며 개혁 조처를 이행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운 대통령은 "현 내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내각 개편 가능성도 시사했다.
아운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는 처음으로 시위대를 달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레바논 정부가 왓츠앱 등 메신저 프로그램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부패 청산과 민생고 해결을 요구하는 시위가 8일째 이어졌다.
24일에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내각 사퇴를 촉구했다.

앞서 하리리 총리는 지난 21일 긴급 내각회의를 연 뒤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지 않는 내년 예산안과 일련의 경제 개혁안을 발표했다.
개혁안에는 전·현직 국회의원들과 장관 등 고위 공무원들의 월급을 50% 삭감하고 중앙은행과 민간은행들이 예산에 적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도록 34억 달러(약 4조원)를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레바논은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150%나 되는 국가부채와 통화가치 하락, 높은 청년 실업률 등 경제 문제가 심각하다.
종파가 다양한 레바논은 헌법에 따라 기독교계 마론파가 대통령을 맡고 총리와 국회의장은 각각 이슬람 수니파와 시아파에 안배하는 독특한 정치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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