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대한 직접 발언 아니지만 韓美 방위비 협상 중 美 강경 입장 시사
"우리는 투자만큼만 강력한 것"…증액 필요성 강조위해 中·러 위협 부각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무임승차는 있을 수 없다는 강도 높은 표현까지 동원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분담을 압박했다.
한국을 상대로 한 발언은 아니지만 한미 방위비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방위비 증액 압박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에스퍼 장관은 싱크탱크 '저먼마셜펀드' 연설에서 "나토 동맹국과 만나는 이틀간 내 메시지는 분명할 것"이라며 "나토와 (집단안보를 명시한) 나토조약 5조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으나 동맹의 강력한 유지를 위해서는 모든 회원국이 공정한 몫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미 국방부가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나토 회원국 모두가 2014년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했으나 8개국만 약속을 지켰고 절반 정도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있기는 해도 많은 회원국이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상세하게 지적했다.
이어 나토 동맹이 내년까지 방위비 1천억 달러를 증액키로 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아직 이행을 위한 믿을 만한 계획을 세우지 못한 모든 동맹에 조만간 (계획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공동 안보에 무임승차자는 있을 수 없다"면서 "지정학적 위치나 규모, 인구에 상관 없이 모두가 동맹을 방어하고 전쟁을 억지하기 위해 그들의 몫을 해야한다. 우리는 우리의 공동방어에 하고자 하는 투자만큼만 강력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은 나토 회원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는 미국 기존 입장의 연장선이지만 '무임승차' 같은 용어까지 동원해 노골적으로 증액을 압박한 것이라 주목된다.
특히 한미가 전날부터 이틀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2차회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라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비 증액 압박 강도를 일정 부분 짐작게 하는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방위비 분담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을 부각했다.
그는 "미국의 국가방어전략은 중국을 최우선에, 러시아를 두번째에 둔다"면서 "공격적인 군현대화 프로그램과 결합된 중국과 러시아의 해로운 행위는 모든 자유국가들이 걱정해야할 궤도에 국제적 안보환경을 처하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에는 육해공뿐만이 아니라 우주와 사이버 공간에서도 전쟁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이런 종류의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고강도 충돌에 대한 새로운 주목과 동맹 및 파트너에 대한 계속된 의지, 국방비에 충분한 투자를 하겠다는 의향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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