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유로존 계속 하강기…'나홀로 강세' 미국도 일부 둔화 신호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주요국의 통화 완화 정책에도 글로벌 제조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일본, 독일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유로존의 10월 제조업 PMI는 45.7로 지난달과 동일한 수준이다.
PMI는 신규주문·산출·고용·재고·출하 실태를 설문해 경기를 측정하는 지표로 수치가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 작으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IHS마킷은 "유로존이 4분기 초입에서 침체에 가까운 수렁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상품 제조 부문이 2012년 이후 가장 깊은 하강기에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유로존의 성장엔진'인 독일의 제조업 PMI는 41.9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인 지난달 41.7보다는 소폭 나아졌지만 여전히 50을 밑돌고 있다.
IHS마킷은 산출과 신규주문 감소율은 다소 완화됐지만 고용의 감소 속도는 오히려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10월 제조업 PMI는 48.5로 2016년 6월 이후 3년여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IHS마킷은 일본 제조업 경기의 하강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무역둔화, 수출 시장의 성장세 약화를 거론하며 신규주문이 2012년 12월 이후 가장 급격히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둔화에도 상대적으로 선전해온 미국의 10월 제조업 PMI는 51.5로 지난달 51.1보다 높아지면서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같은 날 발표한 다른 경제 통계에서는 상반된 흐름도 관측됐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내구재 수주는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쳐 1.1% 감소했다.
방위산업, 항공기를 제외한 부문의 9월 신규주문은 지난달보다 0.5% 줄어 기업투자가 위축되고 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제조업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 증가를 지목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는 제조업이 침체를 향하는 가운데 서비스업의 확장세까지 둔화하는 터라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은 경기부진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펴고 있다.
그러나 아직 제대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적으로 기업활동이 계속 둔화하고 미국도 미지근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주요 중앙은행들이 최근 몇 달 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으나 아직 경기둔화 국면을 전환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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