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독감 바이러스의 증식 메커니즘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항바이러스제가 개발돼 차세대 독감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조지아 주립대학 의생명과학 연구소(Institute of Biomedical Science)의 리처드 플렘퍼 교수 연구팀은 독감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에 변이를 유도, 바이러스의 증식 메커니즘을 스스로 붕괴하게 만드는 새로운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헬스데이 뉴스가 24일 보도했다.
'EIDD-2801'이라고 명명된 이 항바이러스제는 독감 바이러스의 게놈 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효소 RNA 폴리머라제를 차단함으로써 바이러스의 게놈에 변이를 일으킨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게놈이 변이되면 그 기능이 소실돼 바이러스는 증식을 할 수 없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새로운 항바이러스제의 장점은 바이러스가 스스로 변이를 통해 치료제에 내성을 갖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현재 독감 치료에 몇 가지의 항바이러스제가 사용되고 있지만, 기존 치료제의 문제점은 약에 대한 바이러스의 내성이 급속히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플렘퍼 교수는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새 항바이러스제를 독감 실험에 많이 사용되는 동물 모델인 족제비와 인간의 호흡기관에서 채취, 배양한 세포에 실험한 결과 효과가 확인됐다.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족제비에 이 항바이러스를 투여한 결과 단 한 번에 독감 바이러스의 양이 24시간 안에 크게 줄어들었고 열이 지속되는 시간도 다른 족제비에 비해 매우 짧았다.
사람의 기관지에서 채취, 배양한 상피세포 실험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에모리 대학 신약개발연구소와 함께 내년 봄이나 여름에 1상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온라인판(10월 23일 자)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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