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 은행권의 최고경영자(CEO) 직위에 남아있는 유리천장이 뚫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씨티그룹이 제인 프레이저(52) 라틴아메리카 부문 대표를 은행장 겸 소매금융 대표로 임명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여성 임원인 프레이저는 스티븐 버드 현 소매금융 대표를 밀어내고 그룹의 유력한 차기 CEO 후보로 도약했다.
버드는 제이미 포레스 은행장이 은퇴한 이후 올해 초부터 공석이던 은행장 직위에 오르지 못하게 되자 퇴사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은 씨티그룹의 CEO 교체 시점과 관련해 마이클 코뱃 현 CEO가 최소 3년 이상은 더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코뱃은 "수년 동안 계속 회사를 이끄는 데 전념하며 새 역할을 수행하는 프레이저와 훨씬 더 긴밀하게 일하고 싶다"고 직원들에게 보낸 문건을 통해 밝혔다.
프레이저가 새로 맡은 소매금융 부문은 씨티그룹 전체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지만, 투자 부문보다 이익은 뒤처지고 있다.
WSJ은 이번 인사에 따라 프레이저가 미국 금융회사들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른 여성 중 한명이 됐다고 설명했다.
코뱃을 비롯한 미국 대형은행의 CEO들은 모두 백인 남성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올해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여성이 자신들의 후임자가 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의를 받았지만 아무도 '예'라고 답하지 않았다.
다만 청문회 며칠 뒤 투자은행 JP모건 체이스는 자사에서 수십 년 경험을 쌓은 여성인 매리앤 레이크와 제니퍼 피에프색을 언젠가 자사 CEO인 제임스 다이먼의 뒤를 이을 수 있는 후보 명단에 끼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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