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 전망과 달리 한 곳에서만 과반…"경제 침체 등에 유권자 불만"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집권 인도국민당(BJP)이 지난 21일 치러진 두 곳의 핵심 주의회 선거에서 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민트 등 인도 매체에 따르면 BJP는 전날 진행된 이번 선거 개표에서 예상과 달리 한 곳에서만 간신히 과반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앞서 인도 매체는 출구 조사를 토대로 이번 북부 하리아나주와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주의회 선거에서 BJP가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BJP가 주도하는 여당 연합은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가 속한 마하라슈트라주에서 288석 가운데 194∼244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BJP는 수도 뉴델리 남쪽에 자리 잡은 하리아나주에서는 90석 중 66∼80석을 휩쓸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연방하원 543석 중 303석을 확보한 기세를 이어가리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개표 결과 BJP는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지역 정당인 시브 세나와 합해 162석을 얻었다. 겨우 과반을 유지했지만 20여석을 잃었다.
하리아나주에서도 7석을 잃어 40석을 얻는 데 그쳤다. 과반 의석 획득에도 실패, 집권을 유지하려면 다른 군소 정당과 연대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반면 연방의회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는 마하라슈트라주와 하리아나주에서 각각 98석(지역 정당 NCP 의석 포함), 31석을 얻어 선전했다.
인도 경제지 민트는 "계속되는 경제 침체와 농촌 문제에 대한 유권자의 불만이 BJP에 경종을 울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도 경제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하락, 소비 침체, 실업률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 전체 인구의 70%가 몰려있는 농촌도 모디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에서 소외됐다며 불만을 드러내는 상황이다.
이에 모디 정부는 최근 법인세 및 금리 인하, 금융 및 자동차 산업 지원 등 대규모 지원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아울러 현지 매체는 모디 정부가 주도한 힌두민족주의도 유권자에게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출범한 모디 정부 2기는 인도령 카슈미르(잠무-카슈미르)의 자치권 박탈, 동북부 주민 시민권 등록 강화 등 힌두민족주의를 토대로 한 연방 주도권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이런 모디 정부의 행보에 대해 무슬림 등 소수 집단은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