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 큰물줄기 형성 비전·대북공조 강화"…북미협상 연내재개엔 "예측불가"
"방위비 동맹정신 하에서 합리적해결 기대…지소미아 관련사안도 필요한 역할"
"북핵 단시간 해결될 문제 아니라는게 핵외교 역사…일희일비 말아야"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백나리 특파원 = 이수혁 신임 주미대사는 25일(현지시간) 북한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등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그간 거둔 성과도 크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도 먼 만큼 평화의 큰 물줄기를 만들어나간다는 비전을 갖고 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날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지난 2년간 한국과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 외교에 힘입어 역사의 흐름을 대립과 대결에서 대화와 평화로 바꾸기 위해 그 어느 때 보다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면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뤄나가기 위해 한미 간 공조도 더욱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한미 동맹은 우리 대외 관계의 기본 축"이라며 "한미 동맹은 오늘의 상호 이익을 충족하는 동시에 내일의 조건에도 부합되는 미래지향적 형태로 더욱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도 방위비 분담 등 이슈가 있지만, 동맹 정신하에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아울러 최근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관련 사안도 주미대사관 차원에서 필요한 역할을 계속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복잡하고 중층화된 외교 환경 속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이를 위해 한미동맹을 한 단계 더 강화·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엄중한 사명을 앞두고 어깨가 무겁다"면서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해법과 전략'을 강조한 뒤 "미·중 관계는 국제 정세를 좌우하고 우리 외교의 좌표를 잡는 데 있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인 만큼, 미·중 관계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가오는 내년도 미 대선과 미 국내정세 주요 이슈들이 우리 국익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 대미 외교가 안정적이고 연속성 있게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며 "경제 분야에서 양국 간 전략적, 상호 호혜적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배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우리 정책이 미국 국익에 어떤 유용성을 가질 수 있는지 미국 지도자들에게 설득해 나가는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며 "한미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미 조야의 공감대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초대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이 대사는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문제는 지금 28년째다. 그동안 북핵 문제가 해결국면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북핵은 더 증가해 왔고 더 위험한 수준으로 핵무기까지 보유하는 그런 상황까지 왔다. 얼마나 엄중하냐"며 북한의 그간 핵무기 개발 경과를 거론한 뒤 일희일비하지 말고 '정말 심각한 문제다' 하는 것만 염두에 두고 문제를 추적해가고 해결의 노력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미교착이 풀릴 전망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일희일비하지 않기 때문에 전망하기 어렵고 전문가들의 전망이 맞아본 적이 별로 없어서 난감하다"고 웃은 뒤 "북핵 문제가 무력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르지 않고 '이 문제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평소 소신과 철학을 바탕으로 해서 사태가 전쟁국면으로 치닫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게(관리가) 외교가 할 일이다. 단시간 안에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은 핵 외교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며 협상을 통해 해결할 각오를 더 단단히 하고 이럴 때일수록 위기감을 가질 사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북미협상의 연내 재개 가능성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선 "주미대사로서 활동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사람들을 만나 본 후에 방향이나 미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뭔지 등에 제안할 게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3∼24일 이틀간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진행된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상견례였을 것이다. 첫 번째에 무슨 큰 결과가 있겠는가. 서울에서 다음번에 하는 3차 회의 때부터 본격적으로 논의가 되리라 본다. 워싱턴에서 관계 인사들과 내용을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전날 워싱턴DC에 도착한 이 대사는 이날 취임식을 시작으로 공식 활동에 들어갔으며, 첫 외부 일정으로 워싱턴DC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찾아 기념비에 헌화했다.
이 대사는 내주 중으로 미 국무부에 신임장 사본을 제출할 예정이며 미국 측 내부 절차가 종료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할 예정이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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