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통신기반' 카카오 '콘텐츠' 강점…주식 교환으로 제휴 공고화
(서울=연합뉴스) 홍지인 기자 = SK텔레콤[017670]과 카카오[035720]가 28일 전략적 제휴를 맺으면서 그간 모빌리티·콘텐츠 등 분야에서 경쟁을 벌이던 두 회사는 협력 관계로 돌아서게 됐다.
두 회사는 각각 통신 서비스와 스마트폰 메신저라는 본업에서 업계를 선도해왔지만, 점점 IT 산업의 영역이 넓어지면서 곳곳에서 충돌하기 시작했다.
통신사 고유 영역이던 문자 메시지를 카카오톡이 침범해왔고, 모빌리티 분야에선 카카오가 먼저 구축한 콜택시 플랫폼에 SKT가 'T택시'로 새로 시장에 진입하는 형국이었다.
음악 서비스에서도 원래 자신들 품에 있던 '멜론'이 카카오로 넘어가자 SKT가 '플로'가 다시 도전장을 내밀기도 했다.
그러나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의 도래를 계기로 IT 산업 간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이종 사업 간 결합이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면서 두 회사도 결국 손을 잡게 됐다.
대신증권 김회재 연구원은 "SKT의 유무선 가입자 기반과 카카오 콘텐츠의 제휴는 매우 경쟁력 있는 조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회사가 제휴를 선언한 분야는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개다.
먼저 3천100만명에 달하는 SKT 이동 통신 서비스 가입자와 4천400만명의 카카오톡 이용자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플랫폼 간 결합이 전망된다.
또 SKT의 11번가와 카카오 기반 쇼핑 서비스의 상호협력, SKT의 인터넷TV(IPTV) 및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과 카카오의 콘텐츠·엔터테인먼트 사업 간 결합 등도 예상된다.
양사는 각각 주력해 온 인공지능(AI) 분야의 공동 연구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두 회사의 이번 제휴는 3천억원 규모의 상호 주식을 교환하는 방식이라 더욱 공고할 것이라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이끈 카카오 투자전략담당 배재현 부사장은 "이번 협력은 단순한 사업 협력 계약과 달리 상호 주식 교환이 수반돼 보다 강력하고 전방위적인 파트너십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부사장은 "최소 1년 이상 상호 지분을 보유하는 동안 속도감 있게 구체적인 사업 협력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카오 여민수 공동대표와 SK텔레콤 유영상 사업부장이 각각 시너지 협의체의 대표 역할을 맡고 정기적으로 회의를 하는 등 제휴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ljungber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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