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갈등 속 中 대규모 국제박람회…시진핑 또 직접 챙긴다(종합)

입력 2019-10-2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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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갈등 속 中 대규모 국제박람회…시진핑 또 직접 챙긴다(종합)
美 맞서 '자유무역 수호자' 자처하며 우군결집…마크롱 방문 관측도
수십조원 '차이나 머니' 과시로 美 포위망 약화 노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막대한 구매력을 앞세워 세력 과시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국제수입박람회가 일주일 뒤인 내달 5일 상하이(上海)에서 개막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첫 행사에 이어 올해 2회 행사도 직접 참석해 대외 메시지를 직접 발신한다.
중국에서는 국제수입박람회 같은 성격의 국가급 행사의 경우 권력 서열 1∼2위인 국가주석과 총리가 한 해씩 번갈아 가면서 주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시 주석의 2년 연속 '등판'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상무부 왕빙난(王炳南) 부부장은 29일 브리핑에서 시 주석이 5일 2회 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올해 수입박람회 기조연설을 통해 대외 시장 개방 확대 등 중국의 주도적인 변화 노력을 부각하는 한편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중국 외교가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제2회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기간 방중해 상하이를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는 등 프랑스와 우호 관계를 유지하는 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시 주석과 전화 통화에서 "가까운 장래에 방중하기를 기대한다"며 연내 방중 가능성을 시사했다.
프랑스는 2회 국제수입박람회의 15개 주빈국 가운데 하나로 참여하기도 하면서 중국에 상당한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서방 주요국인 프랑스의 대통령이 국제수입박람회 기간 방중한다면 중국은 이를 대대적으로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발발한 작년 자국의 구매력을 과시하는 한편 미국의 '일방주의'를 성토하는 외교 무대로서 첫 국제수입박람회를 고안해냈다.
그러나 이런 기대와 달리 작년 1회 국제수입박람회에는 러시아, 체코, 라오스, 베트남, 쿠바 등 옛 사회주의권 국가와 제3세계 국가의 정상급 인사들만 참석했을 뿐 서방 국가 정상의 호응은 전무하면서 '반쪽짜리 단합대회'로 전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작년보다 미국과의 전방위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에 올해 국제수입박람회의 전략적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중국은 '일방주의' 행태를 보이는 미국과 차별화한 '자유주의 수호자'임을 자처하면서 우군 결집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제수입박람회 기간 함께 진행될 고위급 경제 포럼인 '훙차오 포럼' 주제가 '개방과 혁신, 협력과 공영'으로 정해진 것은 중국 측의 이 같은 의도를 잘 보여준다.
아울러 중국은 행사 기간 대규모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자국의 구매력을 과시할 예정이다.
작년 1회 행사 때 중국은 578억 달러(약 67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계약이 체결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외교가에서는 중국이 '차이나 머니'의 힘을 바탕으로 미국의 전략적 포위망을 약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국제수입박람회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이탈리아가 서유럽 주요국 중 처음으로 중국의 '경제 영토' 확장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동참하게 된 것도 중국의 막강한 구매력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2회 국제수입박람회는 이달 5∼11일 상하이 훙차오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열린다.
박람회장은 크게 기업들이 참여하는 기업전 구역과 개별 국가관이 차려지는 국가관 구역으로 나뉜다. 총면적은 30만㎡에 달한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기업전에는 150개국 3천700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작년엔 130개국 3천여개 기업이 참가했다.
중국은 지방정부와 각 중앙정부 부처 차원에서 600여개 구매팀을 꾸려 올해도 대규모 '쇼핑'에 나설 예정이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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