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그다디 최후 장면 공개되나…빈라덴 때는 공개 안 해

입력 2019-10-29 05:07   수정 2019-10-2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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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그다디 최후 장면 공개되나…빈라덴 때는 공개 안 해
美합참의장 "기밀해제 과정 거치는 중…수일내 일부 영상·사진 제공"
공개시 음모론 불식·제거 치적 과시…IS보복테러 자극 가능성 우려도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이슬람국가(IS)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군의 특수작전에 최후를 맞는 장면이 공개될지 관심이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28일(현지시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알바그다디의 최후 순간을 담은 영상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사진과 영상을 갖고 있다. 지금 공개할 준비는 돼 있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영상과 사진은) 기밀해제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수일 내에 중부사령부가 브리핑을 잡을 것이고 여러분은 일부 영상과 사진 등을 제공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개될 영상이나 사진 중 알바그다디의 최후 순간이 포함돼 있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알바그다디 제거 작전 관련 영상을 공개할 것이냐는 질문에 "생각해보고 있다. 그럴 수도 있다"면서 "(영상의) 일정 부분을 가져다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후 순간을 담은 사진 및 영상 자료의 공개 문제는 2011년 알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라덴이 미군 작전으로 목숨을 잃었을 때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에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빈라덴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기는 했지만 음모론이 확산하자 빈라덴 시신 사진이나 영상으로 의구심을 불식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머리에 총격을 받은 누군가의 생생한 사진이 추가 폭력을 선동하거나 선전의 수단으로 떠돌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공개를 결정했다.
지도자가 처참하게 최후를 맞은 사진이나 영상이 자칫 알카에다의 보복테러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빈라덴 시신 사진 공개를 요구하는 보수단체의 소송도 패소했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같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진과 영상 자료의 빠른 전파가 야기할 수 있는 파급력은 2011년보다 지금이 훨씬 큰 편이다.
이에 따라 국방부가 기밀해제 과정을 밟고 있다는 사진 및 영상 자료가 어떤 범위일지 관심이 쏠린다.
제거작전의 주요 순간을 담은 자료가 공개된다면 알바그다디 사망을 대중에 재차 확인시키는 한편 IS 수괴를 제거한 트럼프 행정부의 치적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은밀하게 이뤄지는 특수작전의 성격상 어떤 사진·영상 자료든 공개 자체가 적절한지를 두고 공방이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어떤 이미지든지 공개된다면 알바그다디의 죽음을 다루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식과 빈라덴의 죽음을 다루는 오바마 행정부의 방식에 있어 핵심적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또다른 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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