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대신 비료 지원 집중…시진핑 방북 후에도 원조 이어져
소식통 "작년 대북 무상원조 대비 올해 크게 증가할 것"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교착으로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이 올해 들어 북한에 410억원 규모에 달하는 원조 공세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중국은 지난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의 방북을 계기로 올해 4분기에 대북 원조를 집중할 가능성이 커서 지난해 규모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이 유엔 대북 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갈수록 한국과 미국을 배제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9일 중국 해관총서 통계 분석에 따르면 2019년 중국의 대북 무상 원조는 총 3천513만6천729달러(한화 410억6천429만원)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무상 원조액으로 9월 이후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중국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1월 4차 방중을 한 뒤 지난 4월 339만9천616달러(39억7천313만원), 5월 2천400만952달러(280억4천991만원), 6월 744만5천536달러(87억159만원), 7월 8만8천156달러(1억302만원), 8월 20만2천469달러(2억3천662만원)어치를 무상 지원했다.
이 가운데 비료 지원이 9만8천305t으로 3천457만7천711달러(404억1천97만원)에 달한다. 사실상 올해 중국의 대북 무상 원조 대부분이 비료인 셈이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 6월 전격 방중한 이후 이뤄진 7월과 8월 대북 무상 원조는 3억4천여만원어치로 중국 해관 통계에 어떤 물품인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아울러 대북 제재 물자로 분류된 원유는 중국의 대북 무상 원조 지원액에 들어있지 않았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북한에 총 5천604만8천354달러(655억371만원)어치를 무상 원조했다.
이 가운데 비료는 5천502만7천842달러(643억553만원), 쌀은 102만512달러(11억9천257만원)어치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이 반복되던 2017년에는 중국의 대북 무상 원조가 없었다.
그러나 2018년 들어 김정은 위원장이 그해 3월 처음으로 방중해 시진핑 주석과 만난 이후 5월 2차 방중, 6월 3차 방중을 계기로 무상 원조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올해 북·중 정상 간 상호 방문이 이뤄지고 올해 북·중 수교 70주년이라는 점에서 올해 중국의 대북 무상 원조액은 지난해 총규모인 655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신문 등 일본 매체들은 중국이 시진핑 주석 방북 후 쌀 80만t을 북한에 지원하기로 결정했고 옥수수 등을 포함하면 지원규모가 100만t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북미 간 갈등 격화로 남북 관계마저 경색되면서 한국 정부가 세계식량기구(WFP)를 통해 지원하려던 쌀 5만t을 거부하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올해 중국의 대북 무상 원조 품목에 쌀이 없었다는 점에서 시 주석 방북 이후 쌀을 대량으로 무상 지원해 북한의 겨울철 식량난을 해결해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특히 올해는 북·중 수교 70주년인데 양국 간 특별한 행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중국이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무상 원조를 북한에 제공해서 달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