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에서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벽보를 훼손한 중국인이 잇따라 강제 출경됐다.
29일 연합보와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내정부 산하 이민서(출입국사무소)는 지난 27일 대만 중부 타이중(台中)시의 지하도에 설치된 '존 레넌 벽' 부착물을 훼손한 중국인 후(胡)씨를 강제 출경시켰다.
존 레넌 벽은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지지하는 의견을 표출하는 담장이나 게시판을 말한다.
비즈니스 일정으로 대만에 온 후씨는 타이중 소고백화점 옆 메이춘(美村) 지하도에 설치된 존 레넌 벽을 지나가다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대만 시민들의 포스트잇과 벽보 등 10여장을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후씨의 훼손 행위를 목격한 시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훼손 증거를 수집한 뒤 관할서로 이송, 조사를 마치고 후씨를 증거와 함께 타이중 지검으로 압송했다.
지검은 존 레넌 벽의 훼손에 대해 반성의 뜻을 비친 후씨에게 기소유예 처분과 3만 대만달러(약 114만원)의 벌금 및 1차례의 법치교육을 받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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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민서는 검찰의 처분이 끝난 그를 양안(중국과 대만) 인민관계조례 18조에 따라 강제 추방하고 앞으로 5년 내 대만 재입국을 불허했다.
이민서는 중국 관광객의 대만 관광이나 교류를 통해 대만의 자유를 체험하는 것을 환영하지만, 악의적으로 민주와 자유를 파괴하는 위법 행위를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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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언론은 타이중에서 존 레넌 벽을 훼손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앞서 이달 초 대만대 내 제1 학생회관에 설치된 존 레넌 벽을 훼손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중국인이 강제 출경되기도 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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