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지난해 12월 모로코에서 북유럽 여성 관광객 두 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세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선고받았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로코 살레시 항소법원은 테러 혐의로 기소된 세 남성에게 원심과 같은 사형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다른 남성에게도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뒤집고 사형을 선고했다.
이들 네 명은 지난해 모로코 아틀라스산맥에서 덴마크인 루이자 베스테라거 예스페르센(24)과 노르웨이인 마렌 우에랜드(28)를 살해한 혐의를 인정했다.
앞서 이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세포조직'에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테러를 주도한 압데사마드 에주드(25)는 다른 용의자 두 명과 함께 관광객 살해를 기획했다고 시인했다. 그는 노점상을 운영하면서 지하 조직의 이맘(이슬람 성직자)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에서는 사형 제도가 남아있지만, 1993년 이후 실제로 사형이 집행된 적은 없다.
살레 항소법원은 이들과 함께 기소된 19명에 대해선 징역 5~3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고, 나머지 한명에게는 원심의 징역 15년형을 뒤집고 20년 형을 선고했다.
원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은 3명에게는 우에랜드 유족에게 배상금 약 2천만 디르함(모로코 화폐단위·약 2억4천만원)을 지불하라는 원심판결도 확정했다.
다만 법원은 모로코 정부 역시 "도의적 책임"이 있으며 배상금 1천만 디르함(약 1억2천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예스페르센 유족의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 여성 관광객 2명은 지난해 12월 17일 모로코 아틀라스산맥의 투브칼산에서 참수된 시신으로 발견돼 충격을 줬다.
모로코는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안전한 국가로 인식됐고, 최근 수년 동안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제거하는 데 노력해온 터라 파장이 더 컸다.
현지 검찰은 사건 발생 이후 용의자 20여명을 계획적 살인, 총기 불법 소지, 테러조직 형성 등의 혐의로 무더기로 기소했다.
한편, 모로코 당국은 그동안 IS에 가담한 모로코인을 1천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yo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