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양자컴 상용화 10년 필요…신약·배터리 개발 빨라질 것"

입력 2019-10-31 15:09  

구글 "양자컴 상용화 10년 필요…신약·배터리 개발 빨라질 것"
"슈퍼컴 1만년 걸리는 계산 200초에 해결…우선 적용할 분야 함께 찾아야"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구글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양자컴퓨터를 만들어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공략하겠다. 향후 10년 정도의 연구가 더 필요할 것 같다."
케빈 새칭거 구글 AI 퀀텀팀 연구원은 3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구글코리아 본사에서 기자들과의 화상 만남에서 "양자 시뮬레이션으로 고도화된 알고리즘을 더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양자 프로세스에 기반을 두는 화학·재료 과학 분야에서 양자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고, 양자 시뮬레이션을 적용해 신약·에너지 소재·전기차 배터리 개발 시간을 더욱 앞당길 수 있다"면서 "단 향후 10년 정도의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앞서 지난 23일 (현지 시각) 자사 블로그와 과학전문지 '네이처' 150주년 기념호에서 '양자 우위'(Quantum Supremacy)를 입증했다고 주장해 큰 관심을 모았다.
양자 우위는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를 능가한다는 의미로, 구글 측은 최근 공개한 54큐비트 시카모어 프로세서로 실험으로 슈퍼컴퓨터로 1만년이 걸리는 연산을 200초 만에 해결했다고 밝혔다.
새칭거 연구원은 그동안 양자 우위가 입증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기존에 없던 시스템을 설계·제작하면서 오류를 최소화해야 했다"며 "양자 프로세스는 자그마한 외부 잡음에도 정보가 소실될 수 있어 시스템 제작·설계에 큰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양자 컴퓨팅 기술 시대를 '니스크(NISQ) 시대'라고 규정했다. 니스크 시대는 존 프레스킬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h) 교수가 소개한 용어로 양자 오류가 줄어드는 시대를 말한다.
그는 "양자 컴퓨터는 기존 컴퓨터와 근본적으로 다르게 작동한다"며 "라이트 형제가 1903년 동력비행에 최초 성공한 것처럼 양자 우위 입증으로 양자 컴퓨팅 자체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다만 새칭거 연구원과 팀 동료 제이미 야오 엔지니어는 "아직 이 자원으로 어떤 분야를 해결할지 정하지 못했다"며 "학계·산업계·정부, 전 세계 연구원들과 협업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구글의 양자 우위 연구 성과 발표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한 점에 대해 야오 엔지니어는 "보안 커뮤니티가 유지하고 있는 체계(RSA 암호)의 유효기간이 10년 정도라는 건 오래전부터 나온 이야기"라면서도 "양자 컴퓨터가 기존 RSA 체계를 무너뜨리는 것은 먼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jung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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