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연구진, 종양 분비물 '유도 작용'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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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장(腸) 신경계는 장의 뇌 역할을 한다. 장 신경계의 신경세포(뉴런)와 신경교세포(EGCs)는 서로 협응해 장의 연동운동 같은 주요 기능을 제어하고, 상피세포의 기능 조절을 돕는다.
장에서 암성 종양이 자라면, 신경교세포·뉴런·혈관·면역세포·신호 전달 분자 등으로 구성된 종양 미세환경이 조성되고, 종양과 미세환경은 끊임없이 상호작용을 한다.
그런데 대장의 신경교세포가 종양의 분비물이 섞인 배지(medium·培地)에서 배양되면, 종양의 성장 촉진체로 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종양 미세환경에서 신경교세포가 얼마나 중요한 작용을 하는지 보여주는 이 결과는 장차 대장암 치료법 개발의 새로운 표적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의 로리안느 반 랑데금 신경위장병학 부교수 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이바이오메디신(EBioMedicine)'에 발표했다.
30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대장암 줄기세포(CSCs)'로 알려진 일부 암세포만 종양을 형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랑데금 교수는 "종양 미세환경에서 대장암 줄기세포는 계속해서 주변 세포의 분비물 형태로 제어 신호를 받는다"라면서 "대장암 줄기세포는 종양 미세환경의 중요한 부분이지만, 대장암 줄기세포의 종양 형성 능력에 주변 세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전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의 종양에서 대장암 줄기세포를 떼어냈다. 그런 다음 신경교세포의 분비물이 종양의 생성과 성장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경교세포가 존재하는 조건과 존재하지 않는 조건을 구분해 대장암 줄기세포를 배양했다.
종양과 분리해 독립적으로 배양한 신경교세포의 분비물에 대장암 줄기세포를 노출했을 때는, 종양의 성장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그러나 종양 세포와 같은 배지에서 기른 신경교세포의 분비물에 대장암 줄기세포를 노출하자, 종양이 더 빨리 형성되고 종양의 크기도 커졌다.
랑데금 교수는 "본질적으로 종양은 잘 자라기 위해 주변의 신경교세포를 리모델링한다"라면서 "이 리모델링 과정과 신경교세포의 종양 발달 촉진 작용에 어떤 분자가 관여하는지 이번에 확인했다"라고 설명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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