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말부터 올해까지 14개 사건 기록 보고서 공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 중앙정보국(CIA)이 육성한 아프가니스탄 민병대가 무고한 민간인을 즉결처형하는 등 잔혹 행위를 저질렀다는 인권단체 보고서가 나왔다.
31일 AP통신과 BBC방송 등에 따르면 국제 인권감시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RW)는 민병대 잔혹 행위와 관련된 아프가니스탄인 39명을 인터뷰한 결과 2017년 말부터 올해 중반까지 자행된 사건 14건을 보고서에 기록했다.
가령 민병대는 한 주택을 급습해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4명의 남자를 사살했고, 또 다른 지역에서는 두 명의 남성을 데려간 뒤 소식을 끊었다.
보고서는 민병대가 야간습격을 즐기면서 무장세력과 관련 없는 사람을 사살하거나 납치하고, 의료시설을 공격하는 등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민병대는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있었던 1980년대부터 CIA에 의해 모집돼 훈련을 받았다.
CIA는 2001년부터 아프간 주둔 미군과 별도로 '죽음의 부대'로 불리는 민병대를 활용해 대테러 작전을 펼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아프간 정부에 모든 친정부 무장단체를 즉각 해산할 것, 범죄혐의를 충분히 조사할 것,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을 종식하고 민간인 희생자들에게 보상해줄 것 등을 요청했다.
CIA는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아프간 특수부대에 대한 많은 주장이 거짓이거나 과장된 것 같다"고 비난했다.
CIA 측은 성명을 통해 "탈레반과 달리 미국은 법치주의에 전념하고 있다"며 "우리는 불법 행위를 묵인하거나 고의로 참여하지 않고, 법을 준수하기 위해 외국 파트너들과 지속해서 협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