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모건 문화부 장관 등 16명…여성의원 5명 포함
보수당 내부서 남성·'하드 브렉시트' 정당 이미지 고착화 우려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집권 보수당 내 중도 성향 의원, 여성 의원들이 잇따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리스 존슨 총리 하에서 보수당이 지나치게 우경화되면서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니키 모건 영국 디지털·미디어·문화·스포츠부 장관은 오는 12월 12일 예정된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하원 재무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모건 장관은 보수당 내 대표적인 중도성향 여성 의원이다.
모건 장관은 하원의원직을 수행하면서 치러야 했던 가족의 희생은 물론 자신이 직면했던 일상적인 모욕 등을 불출마 배경으로 언급했다.
영국에서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정치·사회적 혼란과 분열이 확대돼 왔다.
특히 의원들이 의사당 안팎에서 거친 시위대 등에 둘러싸이거나 위협받는 일이 발생했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한 노동당 여성 의원이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하자 "내 인생에 그런 사기극은 본적이 없다"고 말해 '막말'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모건 장관은 자신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계속해서 보수당과 총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잇따라 중도 성향의 의원들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당의 우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모건 장관에 앞서 데이비드 리딩턴 전 국무조정실장, 앨런 덩컨 전 외무부 부장관, 하원 최장수 현역의원으로 '하원의 아버지'로 불리는 켄 클라크 전 재무장관, 저스트 그리닝 전 교육부 장관, 존슨 총리의 동생인 조 존슨 전 기업부 부장관 등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보수당을 탈당했거나 출당된 의원 중 앰버 러드 전 고용연금부 장관, 로리 스튜어트 전 국제개발부 장관도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표했다.
더타임스는 모건 장관을 비롯해 16명의 중도 성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이중 5명이 여성이라고 전했다.
여성 의원들의 잇따른 불출마 결정으로 보수당이 남성 위주의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7년 총선에서 보수당은 67명의 여성 의원을 배출했지만, 이중 6명 중 1명꼴로 당을 탈당했거나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여성 및 소수민족 출신 의원을 늘려 다양성을 확대하겠다던 보수당의 약속에도 반하는 것이다.
보수당의 키스 심프슨 의원은 트위터에 "존슨 총리가 보수당과 노동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의 지지를 얻을 수는 있겠지만 진보적인 보수당원들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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