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대통령과 녹화 녹취록 보면 위법이라 말할 사람 없어"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미국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조사의 절차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노력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상원의원 9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닭요리 오찬을 대접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등도 참석했다.
오찬에 참석한 조시 홀리 의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나눈 전화 통화 내용의 녹취록이 있고 이를 공개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고 여러 차례 반복해 이야기하면서 "녹취록을 읽어봐라"고 말했다.
릭 스콧 의원은 "대통령이 말하고자 한 것은 자신들이 녹취록을 공개했고 녹취록을 읽어본다면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내용이) 위법이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상원 의원들은 최근 상·하원 청문회에 잇따라 출석해 백악관이 공개한 해당 녹취록에는 통화 내용 일부분이 누락됐다고 주장한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의 증언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빈드먼 중령은 지난해 7월 군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로 파견된 우크라이나 전문가로,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수사를 종용한 7월 25일 통화를 직접 들은 당국자 중 한 명이다.
팻 투미 의원과 존 코닌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 대화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하면서도 두 정상 간 대화가 탄핵감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오찬에서는 시리아와 이란,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급습 작전 등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한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오찬은 지난 2주간 60여명의 하원 의원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대통령이 면담하고, 수없이 많은 전화 통화를 하고, 30여명을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한 것과 함께 의회의 환심을 사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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