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 딜' 합의에도 미중 대립 구도 이어질 것"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중국이 소비·투자·수출 등의 부진으로 내년에 바오우(保五·5%대 성장 목표)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2020년 중국경제 이슈와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다만 그는 극단적인 경기침체가 나타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디지털 기술 발전과 그에 따른 제조업·서비스업의 성장이 급속한 경기 침체를 막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이른바 '스몰 딜'에 합의했으나 내년에도 양국의 대립 구도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의 개방화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한 양국의 마찰은 지속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이런 대립 구도가 막판 힘겨루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중국의 환율조작, 사이버 절도,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문제에 대해서는 미·중이 합의하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출 강국으로서 중국의 입지도 약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미국이 중국산 제품 수입을 줄이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2018년 미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제품 규모는 전년 대비 6.7% 늘었지만, 올해 1∼6월에는 12.3% 감소했다.
내년에도 중국이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이어갈 경우 부채 확대에 따른 부동산 버블붕괴 위험도 있다고 한 연구위원은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계속 경상수지 흑자인 점을 고려하면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8위안을 넘는 '포바(破八)'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봤다. 수출로 달러화를 벌어들이면 환율은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한 연구위원은 "중국의 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분석해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흥국 시장에 대한 전략적 접근 모델을 구축해 '포스트 차이나' 전략을 구상하는 한편 중국의 부실이 우리 금융시장에 전염될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5.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5.7%) 등 주요 국제기구들도 내년 중국 성장률이 5%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률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중국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0%로 분기별 성장률이 발표된 1992년 이후 가장 낮았다. 중국의 작년 성장률은 6.6%로, 톈안먼(天安門) 시위 유혈 진압 여파로 경제가 침체한 1990년 3.9% 이후 최저였다.
j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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