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인도 참여 놓고 막판까지 씨름…결국 숙제로 남아

입력 2019-11-04 22:38   수정 2019-11-04 22:41

RCEP, 인도 참여 놓고 막판까지 씨름…결국 숙제로 남아
"中 견제 위해 인도 필요" 지적…한국은 농업 등 대책도 과제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중국의 주도로 추진돼 4일 사실상 타결을 이뤄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에서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것은 인도의 동참 여부였다.
RCEP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까지 모두 16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불린다.
하지만 태국 방콕에서 개막한 아세안 정상회의를 계기로 머리를 맞댄 참여국들은 주요국 중 하나인 인도가 소극적 태도를 보이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수년간 중국과의 무역에서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온 인도가 값싼 중국 제품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을 우려해 무역장벽을 낮추는 것을 주저했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방콕에서 지난 1일 열린 장관급 회동과 2일 실무회의에서 인도가 관세 인하와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 협의가 난항을 겪었다고 전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2일 방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거대한 인도 시장 개방은 인도 업계가 이득을 볼 수 있는 분야에 대한 개방과 상응해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결국, 이번 RCEP는 인도를 제외한 나머지 15개국만 먼저 합의를 했다.
13억 인구의 거대시장인 인도가 일단은 참여국에서 빠짐에 따라 기대 효과는 애초 예상에는 다소 못 미치게 됐다.
다만 RCEP 참여국들은 인도와도 추후 협상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4일 낮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RCEP에 참여하는 15개국이 모든 주요 시장접근 협상과 문구 관련 협상을 마무리 지었다면서 이는 동아시아 자유무역지역 건설을 위한 중요한 돌파구가 됐다고 평가했다.
리 총리는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중·일·한 자유무역지역 관련 협상을 가속화하고 동아시아 경제 공동체를 건설한다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신화통신은 전했다.
이제 RCEP의 남은 숙제는 당연히 인도를 참여시켜 RCEP가 아시아 전체를 포괄하는 경제공동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일부 참여국들은 RCEP 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인도를 참여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익명의 한 외교 소식통은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RCEP는 인도를 포함할 때 더 나은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며 "인도가 없다면 균형을 잡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코노믹타임스 등 인도 언론은 말레이시아가 RCEP 협상의 신속한 결론을 원했지만 아세안 주요 회원국들은 인도를 뺀 RCEP 타결을 선호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도 기자들을 만나 "인도가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그편을 명확히 선호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도가 RCEP에 추후 참여할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인도 곳곳에선 RCEP에 반대하는 농민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한국은 이번 RCEP 협상국 중 일본을 뺀 나머지 나라와는 이미 양자 FTA가 체결돼 있다.
그러나 RCEP 타결로 무역자유화가 더 진전되는 만큼 농업 등 취약 부문에 대한 지원책을 보완하고 앞으로 남은 협상에서 국익을 극대화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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