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 수십 년만의 가뭄…빅토리아 폭포 유량 사상 최소

입력 2019-11-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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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 수십 년만의 가뭄…빅토리아 폭포 유량 사상 최소
야생동물 생존 위협…"물웅덩이 놓고 코끼리와 물소 다퉈"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남아프리카에 수십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닥쳐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빅토리아 폭포의 물 흐름이 역대 최저로 떨어지고 야생동물이 죽어가고 있다.
4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빅토리아 폭포의 유수량은 초당 100㎥가 채 안돼 1977년도 수치의 60분의 1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짐바브웨 관리들이 밝혔다.
이 때문에 빅토리아 폭포 주변 지역 야생동물은 생존을 위협받는 처지로 내몰렸다.
실제로 빅토리아 폭포에서 북동쪽으로 450㎞ 떨어진 마나풀스 국립공원은 아프리카에서 최상의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수개월 사이 가뭄으로 인해 황무지로 변했다.
공원에서 40년 동안 가이드를 한 크레이그 치텐덴은 신문에 "기온이 섭씨 51도까지 치솟아 풀 한포기도 안 남았다"면서 "이미 죽거나 죽어가고 있는 동물이 부지기수로 다들 살가죽과 뼈만 남았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 활동가들이 올린 영상에는 코끼리와 물소가 물웅덩이를 놓고 싸우는 장면이 담겨 있다.
먹이와 물을 찾을 수 없는 수십마리의 동물들이 쓰러져 열기 속에 죽은 모습도 볼 수 있다.


야생동물 보호 운동가들이 필사적으로 공원에 물소, 코끼리, 얼룩말의 먹거리를 실어나르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난달 짐바브웨 동물복지수의사회는 건초 9천 뭉치를 마나풀스에 보냈지만 충분하지 않고, 특히 짐바브웨 경제난에 이를 실어나를 차량의 연료인 경유조차 희소해 동물 구호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인도주의 활동가들은 먹이 부족으로 죽어가는 코끼리는 훨씬 심각한 상황의 전조일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극심한 기근이 임박했다고 두려워하고 있다.
지난주 유엔은 남아프리카에서 향후 6개월간 극심한 가뭄 때문에 기록적인 인원인 4천500만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1천100만명은 '위기' 단계의 기근을 겪고 있다.
국제기후변화패널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기온은 지구 평균의 2배 속도로 올라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심각한 자연재해가 더 빈번해짐에 따라, 사람들도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3월에는 사이클론 '이다이'가 모잠비크, 짐바브웨, 말라위의 상당수 지역을 휩쓸면서 1천300명이 사망하고 막대한 농작물이 유실됐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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