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술연구원 주최 국제포럼서 강연…"정부·민간 협력 필요"
(서울·고양=연합뉴스) 신선미 정윤주 기자 = "2030년 10명의 우주인을 달에 보내겠다. 2023년에는 4명의 우주인을, 2024년에는 여성 우주인을 7일 정도 달 근처에 머물게 하고 2028년부터는 우주인들을 장기 체류케 할 계획이다."
버나드 포잉 유럽우주국(ESA) 국제달탐사연구단 연구책임자는 5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본원에서 연 미래융합관 개관 기념 국제포럼에 참석해 '문빌리지'(Moon Village) 계획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기술과 신산업 창출을 위해, 미래 세대에 영감을 주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면서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 같은 민간기업들이 로켓 발사 비용을 낮추고 있는 만큼, 2040년이면 100명의 우주인을 달에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16년 유럽우주국은 달 표면에 사람이 거주할 수 있게 '문빌리지'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자재를 지구에서 달로 운송하기 어려운 만큼, 달 토양으로 건설 블록을 만들어 기지를 지을 계획이다. 달에 내리쬐는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삼고 발견된 얼음에서 물을 얻는다면 '거주 환경'이 어느 정도 갖춰질 거라는 게 유럽우주국의 전망이다.
포잉 책임자는 실제 문빌리지를 짓기 위해서는 '달'과 '지구'에서 각각 연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럽 달 탐사선 스마트-1과 일본의 카구야, 중국의 창어1호, 인도의 찬드라얀1호 같은 달 탐사선을 계속 보내 달에 대한 정보를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지구에선 달 환경을 모사한 시설을 지어 놓고 건설 기술 등을 연구해야 한다고 전했다.
포잉 책임자는 "지구에도 극한 환경이 많은데 이런 곳에서 달 탐사 상황을 점검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와이나 제주도처럼 화산섬에서 달로 보낼 장비와 기기를 시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건설기술연구원이 이날 공개한 지반열 진공챔버(DTVC)를 예로 들며 "토양이나 얼음 등이 달 표면에서 어떻게 건축에 활용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주도의 우주 개척 시대에서 민간에 의한 '뉴 스페이스 시대'로 우주 개발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상황에서 문빌리지 계획의 키는 누가 잡게 될까.
포잉 책임자는 "사견이지만 연구비의 30%는 정부가, 나머지 70%는 민간이 맡을 것 같다"면서 "정부와 민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ESA 문빌리지 플랫폼은 자원·아이디어·인재 등을 공유한다는 개념"이라며 "젊고 유능한 한국 과학자들이 데이터 분석 능력을 보여준다면 문빌리지 플랫폼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설명을 도운 홍성철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는 "문빌리지 프로젝트는 국제 협력 속에서 진행된다"면서 "우리나라도 달 탐사나 달 기지 건설에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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