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CEP 가입 시 중국산 공세 우려…"모디에 감사…농민을 위한 승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지난 4일 타결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불참하자 인도 기업과 농민이 일제히 환영하고 나섰다.
인도 최대 낙농업체인 아물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모디 총리의 모범적인 리더십과 1억 우유 생산 가족에 대한 지지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전인도농민투쟁위원회의 B. M. 싱 의장도 인도의 RCEP 불참에 대해 "농민을 위한 큰 승리"라고 밝혔다.
싱 의장은 "우리는 다른 큰 나라와 경쟁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RCEP 같은 협정을 지지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인도 기업과 농민은 그간 인도가 RCEP에 가입할 경우 중국산 저가 농산물과 산업제품이 더 밀려들 것이라며 우려해왔다.
실제로 전인도무역협회(CAIT)의 프라빈 칸델왈 사무총장은 이날 AFP통신에 "RCEP 협정은 매우 낮은 가격의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인도 시장을 휩쓸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무역업계 등에서는 모디 총리의 이번 결정으로 인해 인도가 글로벌 무역국가로 발돋움할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미 외교협회(CFR)의 알리사 에이레스 선임연구원은 "RCEP 불참 결정으로 인해 인도의 제조업 활성화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태국 방콕에서는 인도를 뺀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 등 15개국이 RCEP 협정문 타결을 선언했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까지 모두 16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인도는 이번 RCEP 협상 과정에서 관세 인하와 시장 개방 등 무역 장벽 축소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도 전날 "현재의 RCEP 협정문에는 (협정의) 기본 정신이나 합의된 원칙 그리고 인도의 해결되지 않은 이슈와 우려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RCEP 참여국들은 인도와도 추후 협상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RCEP 정상들은 향후 시장개방 등 협상을 마무리해 2020년 최종 타결·서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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