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좌파 야권, 보우소나루 대통령 아들 하원의원 제명 추진

입력 2019-11-06 06:56  

브라질 좌파 야권, 보우소나루 대통령 아들 하원의원 제명 추진
하원 윤리위에 제명 요청서 제출…"헌법과 민주주의에 도전"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좌파 야권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에 대한 제명을 촉구했다.
5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PT)과 사회주의자유당(PSOL). 브라질공산당(PC do B) 등 좌파 정당들은 이날 하원 윤리위원회에 에두아르두 의원 제명 요청서를 제출했다.
사회주의자유당의 탈리리아 페트로니 의원은 소셜미디어(SNS)에 "에두아르두 의원은 선출 당시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이라고 선서했으나 최근 발언에서 이에 정면으로 도전했다"며 제명 추진 이유를 밝혔다.



에두아르두 의원은 최근 좌파세력에 대한 증오심을 드러내면서 과거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 시절의 좌파 탄압 정책을 두둔하는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됐다.
에두아르두 의원은 지난달 말 인터뷰를 통해 좌파진영이 모든 문제를 아버지인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탓으로 돌린다면서, 좌파가 급진적인 행태를 보이면 새로운 'AI-5'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AI-5'는 군사독재정권 초기인 1968년 말에 제정된 일종의 '보안법'으로 의원에 대한 탄핵과 정치적 권리 정지, 해임, 정계 은퇴 등을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법은 좌파세력을 탄압하는 도구로 이용됐고, 좌파 인사들이 대거 사망·실종되는 원인이 됐다.
인터뷰 내용이 SNS를 통해 공개되자 정치권에서는 강력한 비난이 제기됐으며, 상원의장과 하원의장도 "헌법에 대한 도전"이라며 처벌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원 윤리위의 주셀리누 필류 위원장은 "의원들은 발언과 표현, 의견 제시 등의 권리를 갖고 있으나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모든 것이 면책특권에 의해 보호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권에 의해 에두아르두 의원 제명안이 제출되면 중립적 입장에서 처리하겠다고 말해 제명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에두아르두 의원에 대한 제명이 추진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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