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요식업계, 시위 여파로 2003년 사스 사태 이후 '최악'

입력 2019-11-06 10:28  

홍콩 요식업계, 시위 여파로 2003년 사스 사태 이후 '최악'
3분기 매출액, 작년 대비 11.7% 하락…16년 만에 최대 감소폭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출구를 찾지 못한 채 5개월째 이어지는 사태 여파로 홍콩의 요식업계가 2003년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전날 올해 3분기 홍콩의 식음료 업계 매출액이 264억홍콩달러(3조9천억원)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분기보다 10.6% 줄어든 수치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이런 감소 폭은 사스가 홍콩을 강타한 2003년 2분기 이후 16년 만에 가장 가파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변인은 홍콩 요식업계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시위 사태를 꼽으면서 시위가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요식업계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덧붙였다.
홍콩의 시푸드 디라이트 그룹의 데이비드 렁치와이 주석은 "도심인 코즈웨이베이와 침사추이 지역에 위치한 12개 레스토랑 가운데 일부는 9월과 10월 매출액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0%가량 급감했다"고 밝혔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안)으로 촉발된 홍콩의 시위사태가 5개월간 계속되면서 홍콩의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홍콩의 중앙은행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지난 3일 시위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올해 홍콩의 경제성장률이 0∼1% 수준에 머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이자 마이스(MICE·회의 및 전시) 산업 중심지인 홍콩의 호텔업계도 장기화한 시위 여파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홍콩 호텔업계와 관련 산업 분석가들에 따르면 시위가 격렬하게 벌어지는 도심에 위치한 호텔의 경우 객실 점유율이 20% 수준까지 추락했다. 관련 호텔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호텔료를 대폭 낮추고 있다.
또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소매 상가들도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 6월 9일부터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면서 시작된 홍콩의 시위사태는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법안 철회 선언에도 불구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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