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원금보장 상품 아냐…과도한 이벤트 내건 업체 유의"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개인 간 거래(P2P) 금융 시장이 부동산 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관련 상품 투자시 주의를 당부하는 '소비자 경보'를 6일 발령했다.
앞으로 부동산 경기 하락이 본격화할 경우 자산가치 하락, 미분양 사태 등으로 대규모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올해 6월 말 기준 P2P 업체(105개사)들의 대출 잔액은 1조7천801억원으로 1년 전(1조4천622억원)보다 2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금감원의 자료제출 요청에 응한 P2P 업체 37곳의 부동산 관련 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기준 8천797억원으로 작년 동기(5천444억원)보다 61.6% 늘었다.
부동산 관련 대출의 연체율(30일 이상)은 5.5%로 1년 전보다 3.2%포인트 올랐다.
특히 부동산 담보 대출(71.3%)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70.5%)의 경우 120일 이상 장기 연체(올해 6월 말 기준) 비중이 각각 70%를 웃돌아 연체 발생 시 최종 회수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 그동안 고수익을 안겨준 투자에서 대규모 손실이 생길 수 있는 만큼 금감원은 P2P 대출 상품의 신중한 투자를 당부했다.
금감원은 먼저 부동산 대출상품에 투자할 때 공시사항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품설명서에 기재된 담보물건, 채권순위(선·후순위), 담보권 행사방식 등 투자조건을 상세히 검토해야 한다.
업체가 '우선 수익권'을 제공하는 경우에도 금융권 대출이나 시공사 공사대금 등보다 후순위 채권이며, 담보권으로서 효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유의해야 한다.
또 P2P 대출 상품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예금과는 다르다.
금감원 관계자는 "P2P 대출은 차입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손실이 투자자에게 귀속되는 고위험 상품"이라며 "당초 약정된 투자 기간 내 투자금 회수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P2P 대출 상품을 소액·분산 투자해 만기 미상환 위험에 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투자할 P2P 업체를 고를 때부터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위원회 등록업체인지를 사이트(http://fine.fss.or.kr)에서 확인한 후 P2P 업체의 연체율 등 재무 정보와 인터넷 투자 관련 카페 등의 업체 평판 정보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이벤트를 내건 업체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P2P 대출 관리 능력보다 이벤트로 투자자를 현혹하는 업체일수록 불완전판매,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크다고 금감원은 전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P2P 업체의 부동산 대출에 대한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투자자 보호가 강화될 수 있도록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마련할 계획이다.
P2P 금융을 법제화한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은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정부 공포를 거쳐 내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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