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도 시설 돌려 '핵합의 감축 4단계 조치'
로하니 "미국 덕분에 재가동"…IAEA 이사회 소집
(테헤란·제네바·서울=연합뉴스) 강훈상 임은진 특파원 하채림 기자 = 이란이 핵합의 이행 수준을 축소하는 4단계 조처로 포르도 지하시설에서 우라늄 농축을 재개했다.
이란 원자력청(AEOI)은 7일(테헤란 현지시간), "모든 준비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중략) 포르도 시설에 우라늄 가스(육불화우라늄) 주입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고 현지 보수매체 타스님이 전했다.
우라늄 가스를 포르도 시설에 주입하는 전 과정은 IAEA 사찰단의 감독 아래 이뤄졌다고 원자력청은 덧붙였다.
앞서 전날 원자력청의 베흐루즈 카말반디 대변인은 "재가동 안정화에 몇 시간이 걸릴 것이며,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시설을 재방문하는 토요일까지 우라늄 농축 수준이 4.5%에 도달할 것"이라고 국영 TV에 밝혔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나탄즈 농축시설에서 육불화우라늄 2천㎏을 포르도 시설로 옮겼다"라며 "6일 24시를 기해 원심분리기를 가동한다"라고 말했다.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6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덕분에 포르도 시설이 조만간 완전히 재가동 될 것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육불화우라늄을 넣고 다단계(캐스케이드)로 구성한 원심분리기를 고속으로 회전하면 원자력 발전의 연료나 핵무기로 쓸 수 있는 원자량 235의 우라늄 농도가 점점 높아진다.
이달 5일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원자력청장은 5% 농도까지 우라늄을 농축할 계획이라고 했으나 카말반디 대변인이 밝힌 농축 농도는 그보다 낮은 4.5%다. 핵무기에 사용하려면 90%까지 농도를 높여야 한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따르면 이란이 농축할 수 있는 우라늄의 농도는 3.67%다. 이란은 이미 7월 4.5%까지 농도를 올렸다.
포르도 시설에는 초기 모델인 원심분리기 IR-4형 1천44기가 남았다. 핵합의에 따르면 우라늄 농축 활동은 나탄즈에서만 할 수 있고 포르도에서는 금지된다. 포르도 시설은 육불화우라늄을 주입하지 않은 원심분리기를 시험할 수 있는 핵물리 연구센터로 전환하는 대상이었다.
이란은 미국의 일방적인 핵합의 파기에 대응해 5월부터 60일 간격으로 핵합의 이행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했다. 포르도 시설 가동은 4단계 조처다.
이에 따라 이란은 고성능 원심분리기 IR-6가 설치된 나탄즈와 포르도 두 곳에서 우라늄을 농축하게 됐다.
또 포르도 시설의 지위는 '연구시설'에서 '가동 중인 핵 시설'로 다시 바뀌게 된다.
카말반디 대변인은 "현재 농축 우라늄의 저장량은 500㎏(핵합의 한도 300㎏)이고 포르도 시설 가동으로 하루 생산량이 6㎏으로 증가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핵합의를 완전히 지켰을 때 농축 우라늄(3.67%) 생산량은 하루 450g 정도였다.
이란이 계속해서 핵합의 이행 범위를 축소하자 IAEA가 이사회를 소집하기로 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IAEA 관계자는 오는 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란의 핵합의 이행 축소에 대한 코르넬 페루타 IAEA 사무총장 대행의 보고를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는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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