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의 상장사 임직원들이 회사의 자사주 매입 발표로 주가가 오른 사이에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주식은 팔아 시세 차익을 챙기는 사례가 적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7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7∼2018년에 회사의 자사주 매입 기간 자신의 주식을 매도한 기업 내부자는 500명 이상이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최고경영자(CEO)도 최소 50명 이상 포함됐다.
일례로 모바일 게임 '캔디 크러시'를 개발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는 2017년 2월 경영 전망이 밝다며 1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주가가 뛰자 이 회사 내부자들은 자신들이 보유한 4억3천만 달러어치의 팔아치웠다.
그중에는 CEO인 보비 코틱도 있었다.
코틱은 약 400만 주를 1억8천80만 달러에 팔았는데, 이는 자사주 매입 발표 전보다 15% 가치가 오른 수준이다.
심지어 이 회사는 발표한 계획과는 달리 자사주도 매입하지 않았다. 현재 이 건은 SEC에 신고된 상태다.
하지만 이 회사는 "아무런 부적절한 일도 없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에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후에도 내부자들의 주식 매도를 허용하고 일정 요건만 지키면 주가 조종 혐의에서 면책해주는 등 현행 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미 의회에서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거론돼왔다. 태미 볼드윈 상원의원은 공개적인 자사주 매입을 금지할 것을 요구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SEC 관계자도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말해놓고 직원은 '나는 팔 거야'라고 한다면 이는 시장 조작이 아니겠는가"라고 역시 비판적인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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