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C, 민주콩고 전 반군지도자 은타간다에 징역 30년형

입력 2019-11-08 00:33  

ICC, 민주콩고 전 반군지도자 은타간다에 징역 30년형
별명 '터미네이터'…살인·성노예 학대 등 전쟁범죄 혐의
2002년 ICC 설립 이후 최장 징역형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국제형사재판소(ICC)는 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의 전 반군 지도자 보스코 은타간다(46)에게 반(反)인류 및 전쟁범죄 혐의로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과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선고는 2002년 설립된 ICC가 그동안 내린 징역형 가운데 가장 긴 형량이다.
ICC는 유기징역으로 최장 30년형을 선고할 수 있고 종신형을 선고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다.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을 가진 은타간다는 2002∼2003년 민주콩고의 반군 지도자로 민주콩고의 종족분쟁에서 최소 800명을 살해하는데 관여하고 소년병 강제동원, 성폭행, 성노예 학대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아왔다.
앞서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는 올해 7월 은타간다의 18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알자지라는 은타가다가 성노예 학대 범죄로 ICC에 기소된 첫 번째 인물이라고 전했다.

은타간다는 2006년부터 ICC의 수배를 받아왔고 2013년 르완다 수도 키갈리의 미국 대사관에 투항하면서 ICC 수배자들 중 처음으로 자수를 한 용의자가 됐다.
그가 자수한 것은 자신이 이끌던 반군조직 'M23' 내에서 권력투쟁에 밀리면서 신변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은타간다는 ICC 재판 과정에서 무죄를 주장했고 2016년에는 ICC가 가족의 면회를 허용하지 않는다며 단식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ICC의 판결을 환영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아프리카지부 관계자는 이날 "은타간다에 대한 30년 징역형은 처벌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사람들조차도 (범죄에) 책임을 지게 된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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