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시카고 경찰청장, 음주운전 의혹 내사 중 은퇴 선언

입력 2019-11-08 10:50  

美시카고 경찰청장, 음주운전 의혹 내사 중 은퇴 선언
찰리 벡 전 LA 경찰청장, 후임 하마평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에서 두 번째 큰 경찰조직인 시카고 경찰청(CPD) 총책임자가 음주운전 의혹으로 내사를 받던 중 돌연 은퇴를 선언, 구구한 해석을 낳고 있다.
에디 존슨(59) 시카고 경찰청장은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계 입문 31년, 시카고 경찰청장에 오른 지 3년 반 이상이 지났다"라며 "자연인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은퇴의 변을 밝혔다.
그는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어깨 위의 별 네 개가 때로는 세상을 짊어진 것처럼 무겁게 느껴졌다"면서 "하지만 경찰청장이 된 후 CPD를 조금은 더 나은 곳으로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존슨이 올해 말까지 경찰청장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
존슨은 지난 4일 열린 2020 CPD 예산회의에서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그는 "힘든 자리에 있는 이들은 누구나 그런 생각들을 해보지 않나"라며 말끝을 흐렸다.
존슨은 지난달 17일 0시30분께, 시동이 걸린 차 안의 운전석에서 잠든 채 발견돼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시카고트리뷴은 "그를 발견한 경찰은 음주운전 측정을 하지 않았으며, 존슨 청장이 차를 몰고 집으로 가도록 허락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그는 "최근 고혈압약을 바꾼 것이 건강상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명했으나, 추후 라이트풋 시장에게 친구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며 반주를 곁들인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1988년 시카고경찰이 된 존슨은 경찰서장과 순찰대장 등을 거쳐 시카고시가 백인 경관의 흑인 소년 16발 총격 사살 사건으로 혼란스럽던 2016년 4월, 람 이매뉴얼 전 시장에 의해 경찰 총수에 임명됐다.
라이트풋 시장이 올해 초 선거 캠페인 당시 경찰개혁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며 경찰청장 교체가 예상됐었으나, 존슨은 유임됐다.
존슨은 지난달 말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경찰청장협회(IACP) 연차총회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한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아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시카고 abc방송은 소식통을 인용, 찰리 벡(66) 전 LA 경찰청장이 존슨 후임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출신 벡은 1977년부터 41년간 LA 경찰청에서 일했고, 2009년부터 작년 6월까지 9년여간 LA 경찰청장을 지냈다.
소식통은 시카고시 당국이 벡을 임시 경찰청장으로 임명하고, 범죄 사건이 늘어나는 내년 여름 이전 신임 경찰청장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hicagor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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