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유차량 업체, 남녀 이용시간 달리하려다 하루만에 번복

입력 2019-11-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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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공유차량 업체, 남녀 이용시간 달리하려다 하루만에 번복
"여성 밤 8시 이전 탑승" 방침 '성차별' 반발에 통일
택시기사 '공산당원' 드러내는 '홍색 마케팅' 적극 추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최대의 공유 차량업체이자 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인 디디추싱(滴滴出行)이 1년 넘게 중단했던 카풀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남성과 여성 간 이용 시간을 다르게 하려다 '성차별'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하루 만에 방침을 바꿨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8일 디디추싱 발표를 인용해 디디추싱이 카풀 서비스 이용 시간에 성별 차등을 두지 않고 오전 5시에서 오후 8시까지로 통일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디디추싱은 지난 6일 이용객 피살 사건으로 장기간 중단했던 순펑처(順風車) 연결 서비스, 즉 카풀 서비스를 오는 20일부터 베이징(北京), 하얼빈(哈爾濱), 타이위안(太原) 등 7개 도시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작년 5월과 8월 디디추싱이 연결한 카풀 차에 탄 여성 승객이 잇따라 운전기사에 성폭행당하고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디디추싱은 카풀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디디추싱이 시범 운영이라는 말을 붙였지만 사실상 1년 넘게 중단됐던 카풀 서비스를 재개한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를 재개하면서 성별로 카풀 서비스 이용 시간을 다르게 한 것이 논란을 야기했다.
디디추싱은 카풀 서비스를 오전 5시에서 밤 11시까지 제공하되, 여성 승객의 경우는 밤 8시까지만 탑승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었다.
그러자 중국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는 디디추싱이 "여성의 자유를 제한하려 한다" "여성의 통행 금지 시간을 설정하려는 것이냐"는 등의 비판 글이 쏟아졌다.
한 여성 누리꾼은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微博)에 올린 글을 통해 "이것은 우리가 가부장적 사회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디디추싱은 하루만인 7일 성명을 내고 남녀 모두 카풀 이용 시간을 오전 5시에서 오후 8시로 통일하겠다고 번복했다.
디디추싱은 당초 의도에 대해 카풀 제공자나 이용자 모두에게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디디추싱은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여론을 청취하겠다고 덧붙였다.
디디추싱은 이미 카풀 서비스를 재개하기로 하면서 운행 거리를 50㎞로 제한했다. 작년 피살된 승객들이 장거리 이동을 하다가 인적이 드문 곳에서 변을 당한 것을 고려한 조처다.
택시 앱도 운영하는 디디추싱은 '홍색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은 지난 9월부터 자사의 앱을 이용하는 택시 기사 가운데 공산당 당원들에 대해선 앱 프로필 사진이나 차량 계기판 스티커를 통해 당원임을 알리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말에는 대관 업무 경력자를 채용하면서 '학사 이상의 학력, 2년 이상의 정부 업무 경력을 보유한 공산당원'을 자격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중국에는 공산당원 자격을 가진 운전자가 약 2천100만명에 달한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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