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1천명 이상의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을 구금 중인 것으로 알려진 터키가 곧 이들을 출신국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밝혔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은 8일(현지시간) 쉴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장관이 다음 주부터 IS 조직원을 송환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소일루 장관은 "우리는 다음주 월요일(11일)부터 이들을 돌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차례 구금 중인 IS 조직원을 출신국으로 돌려보내겠다는 발언을 해왔으나 구체적인 송환 일자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터키가 실제로 IS 조직원을 본국으로 송환할 경우 이들의 출신국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 네덜란드 등 일부 유럽국가들은 IS에 가담한 전력이 있는 자국민을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이들의 시민권을 박탈했기 때문이다.
소일루 장관은 지난 2일 "우리는 다에시(IS의 아랍어식 약자)를 위한 호텔이 아니다"라며 "영국과 네덜란드 등은 자국 출신 IS 조직원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국적을 박탈해 무국적자로 만드는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4일에도 "우리는 IS 조직원 1천200명을 구금 중"이라며 "IS 조직원의 출신 국가가 이들의 시민권을 박탈했더라도 우리는 이들을 강제 송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민자와 난민을 인도적으로 다루지 않는 나라들이 자국 출신의 테러리스트를 받아들이지 않음으로써 법적인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유럽 국가들을 비판했다.
터키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고국을 떠난 시리아 난민 670만명 가운데 360만명 이상을 수용 중이다.
터키는 지난달 9일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족의 민병대(YPG)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 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라고 주장하며 국경을 넘어 쿠르드족을 공격했다.
지난달 22일 쿠르드 민병대가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30㎞ 밖으로 철수하는 조건으로 군사작전을 중단한 터키는 유프라테스강 동쪽 시리아 국경을 따라 폭 30㎞에 달하는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자국 내 시리아 난민 100만명 이상을 이주시킬 계획이다.
터키는 안전지대 내 100만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 20만채를 건설하기 위한 비용 중 일부를 유럽 국가들에 요구하고 있다.
전날 헝가리를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의 기자회견에서도 "우리가 만들려는 '안전지대'는 난민들이 그들의 집, 그들의 나라로 되돌아가게 하려는 것"이라며 유럽의 재정 지원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통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유럽행) 문을 여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우리나라에는 400만 명의 난민이 있다. 만일 우리가 문을 열면 그들이 어디로 갈지는 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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