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방송, 유엔 보고서 초안 보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북아프리카 수단과 걸프국가 아랍에미리트(UAE)가 올해 내전이 격화한 리비아의 동부 군벌에 무기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카타르에 본부를 둔 알자지라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자지라방송은 유엔(UN)의 리비아 제재에 대해 전문가 패널이 작성한 보고서 초안 사본을 입수했다며 수단, UAE 등이 무기금수 제재를 어기고 리비아 동부 군벌인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수단은 지난 7월 리비아 동부에 '신속지원군'(RSF) 1천명을 파견했다.
수단 신속지원군은 하프타르 측 병력을 돕기 위해 리비아 동부 도시 벵가지에 배치됐으며 나중에는 리비아 남부 주프라에 주둔했다.
신속지원군은 올해 수단의 반정부 시위대를 강경하게 진압하는 등 잔혹함으로 악명을 쌓은 비정규 군사조직이다.
또 보고서는 이슬람 수니파 국가 UAE가 리비아 북서부 가르안 근처 하프타르 측 자프라 기지에 고급 방공시스템을 지원함으로써 유엔의 제재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UAE가 하프타르 측에 전함 1척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요르단, 터키 등의 국가도 리비아에 대한 무기금수 조처를 위반했다고 보고서가 전했다.
터키는 하프타르 사령관과 싸우는 리비아통합정부(GNA)를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진 국가다.
올해 4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서부 도시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한 뒤 유엔(UN)이 인정하는 리비아통합정부와 리비아국민군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금까지 양측의 교전으로 민간인들을 포함해 약 1천100명이 숨지고 6천명이 다쳤으며 12만명이 피란했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서부를 통치하는 리비아통합정부와 동부를 통치하는 하프타르 세력으로 양분됐다.
그동안 국제사회의 분열된 목소리로 리비아 내전의 해법이 도출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동에서 이집트, UAE, 사우디아라비아가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지하는 국가로 꼽힌다.
반면,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통합정부는 유엔과 친무슬림형제단 성향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얻고 있다.
리비아 동부에 유전 등 자산을 보유한 프랑스는 리비아 내전에 신중한 입장이다.
지난 7월 리비아통합정부는 리비아국민군 기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프랑스가 운용하는 대전차 미사일들을 발견했다며 프랑스가 동부 군벌을 지원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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