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명 '광클릭'…알리바바 쇼핑축제 1분만에 1조6천억원 돌파

입력 2019-11-11 01:39   수정 2019-11-11 10:16

5억명 '광클릭'…알리바바 쇼핑축제 1분만에 1조6천억원 돌파
20만개 브랜드 참여…미중 무역전쟁 속 中 소비 활력 척도로 주목
'사드 보복' 옅어지는 가운데 韓상품 판매 선전 여부도 관심




(항저우=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 이벤트인 알리바바의 '11·11(쌍십일) 쇼핑 축제'가 11일 오전 0시를 기해 시작됐다.
타오바오(淘寶), 티몰, 티몰 글로벌, 허마셴성을 비롯한 알리바바그룹 산하의 여러 전자상거래 인터넷 플랫폼에서는 수억명의 구매자들이 몰려들어 재빠르게 한정된 수량의 할인 상품들을 구입하고 있다.
5억명 '광클릭'…알리바바 쇼핑축제 1시간에 16조원 돌파 / 연합뉴스 (Yonhapnews)
알리바바는 저장성 항저우(杭州)시 본사에 마련된 프레스룸에서 쇼핑 축제 개시 1분36초 만에 거래액이 100억 위안(약 1조6천566억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작년에는 같은 금액이 거래되는 데 2분 5초가 걸렸는데 기록이 앞당겨졌다.
거래액은 12분 49초 만에 500억 위안을 넘어서 역시 작년 기록(26분 3초)을 크게 앞당겼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거래액은 작년 거래액인 2천135억 위안(약 35조3684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올해 알리바바의 11·11 쇼핑 축제에서는 20만개 브랜드가 참여한 가운데 100만개 이상의 새 상품을 판매한다.
랑콤, SK-II, 입생로랑 등 215개의 해외 유명 브랜드는 11·11 쇼핑 축제를 테마로 한 스페셜 에디션 제품을 아예 따로 출시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측은 이날 자정까지 24시간 동안 작년보다 1억명 더 많은 총 5억명의 고객이 자사 플랫폼을 이용해 쇼핑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알리바바에서 팔리는 할인 상품은 화장품, 의류, 가구, 장난감 등 일반적인 소비 상품에서부터 상하이 디즈니랜드 입장권, 도쿄 올림픽 티켓이 포함된 고가의 일본 여행 패키지 상품, 주택까지 다양했다.
2009년 11·11 쇼핑 축제가 시작되고 나서 수억∼수십억원 짜리 집이 인터넷 매물로 올라온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날로 진화하는 쌍십일 쇼핑 축제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거래액 증가와 더불어 기술 혁신도 눈길을 끈다.
이날 알리바바 플랫폼에서는 마치 홈쇼핑 채널처럼 판매자 수만명이 동영상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팔았다.
에스티로더 등 화장품 브랜드의 온라인 매장에서는 증강현실(AR) 기능이 도입돼 소비자들은 자신의 얼굴 사진 위에 립스틱 등 제품을 실제로 발라보는 것 같은 효과를 체험할 수 있었다.
알리바바는 11일 할인 행사 개시에 앞서 전날 밤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에서 세계적인 팝 스타인 미국의 테일러 스위프트(29) 등을 초청한 가운데 화려한 전야제 공연을 열어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동영상 사이트 유쿠 등을 통해 생중계된 이날 공연에는 스위프트 외에도 중국의 피아니스트 랑랑과 가수 겸 배우 GEM, 일본의 유명한 성우 하나자와 카나(花澤香菜) 등도 가세했다.
알리바바는 2009년부터 11월 11일 쇼핑 축제를 시작했다.
원래 중국에서 11월 11일은 연인이 없는 싱글의 날이라는 뜻의 '광군제'(光棍節)로 불렸는데 알리바바가 이날을 쇼핑 축제일로 새롭게 탄생시킨 것이다.
첫해 5천만 위안(약 82억8천만원)이던 거래액은 작년엔 4천배나 많은 2천135억 위안으로 폭증했다.
다른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과 핀둬둬는 물론 백화점, 슈퍼마켓, 할인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도 매년 11월 11일 할인 대전에 뛰어들어 치열한 경쟁에 나서면서 11월 11일 쇼핑 축제는 이제 알리바바 차원이 아닌 전 중국 차원의 소비 축제로 자리 잡았다.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으로 중국의 경기가 급속히 둔화 중인 가운데 알리바바의 11월 11일 쇼핑 축제 거래 실적은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소비 활력을 가늠하게 하는 척도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물론 국제사회에서도 알리바바의 11월 11일 쇼핑 축제 거래액이 작년의 2천135억 위안보다 얼마나 많이 늘어날지에 주목하고 있다. 반대로 거래액이 부진하면 중국 경기 둔화에 관한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
아울러 우리에게는 중국의 이른바 '사드 보복' 이후 주춤했던 한국 상품 판매 향배가 큰 관심이다.
해외 직접 구매 순위에서 한국은 2016년 3위를 차지했지만 2017년에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로 5위로 밀려났다. 그러다가 한중 관계가 회복 국면을 맞으면서 작년엔 다시 3위로 올라섰는데 올해도 이런 양호한 흐름을 계속 유지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아모레퍼시픽 중국 법인장 찰스 카오씨는 항저우 알리바바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브랜드들이 (과거) 중국 시장에서 큰 위기를 직면한 건 사실이지만 중국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는 여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중국에는 13억명의 소비자가 있고, 중국의 소비자 수요를 파악한다면 시장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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