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상회담서 문제제기 방침…"터키, 나토 남도록 모든 노력"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은 10일(현지시간) 터키가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폐기하지 않으면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고 강력 경고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3일 미국 워싱턴에서 예정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회담 때 이 문제를 정식으로 다룰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BS 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터키의 S-400 구매에 매우 실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미국의 적들에 대한 제재를 통한 대응 법률'상 벌칙을 언급하며 S-400을 제거하지 않을 경우 "터키는 제재의 타격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터키 제재를 위한 법안이 압도적인 초당적 지지로 의회를 통과할 것이라고 했다.
S-400은 미국의 패트리엇 방공미사일과 같은 러시아제 지대공 요격미사일로, 미국의 F-35 전투기나 B-2 전략폭격기처럼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항공기를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터키는 미국에서 패트리엇 미사일을 구매하려고 했으나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터키의 기술이전 요구에 난색을 표하며 판매를 거절했다.
그러자 터키는 2017년 4월 러시아와 S-400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7월 S-400 미사일 1차분을 인수했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터키가 S-400 미사일을 도입할 경우 S-400에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NATO의 민감한 군사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되고 F-35 전투기를 위협할 수 있다며 줄곧 도입을 반대했다.
또 터키가 S-400 구매를 강행하자 NATO 회원국끼리 부품 제조를 분담하는 대상에서 터키를 제외하고 F-35 판매도 금지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나토에서 S-400을 위한 장소는 없다"며 "이는 터키 대통령이 이곳 워싱턴에 올 때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분명히 전달할 메시지"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터키가 나토에 남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중요한 일 중 하나라며 이를 위해 미국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터키가 지난달 북부 시리아 쿠르드족 점령지역을 공격한 것을 놓고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터키의 공격을 앞두고 북부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를 지시했다가 동맹인 쿠르드족 침공의 길을 열어줬다며 배신 논란에 휩싸였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터키에 급파해 5일간 휴전협정을 합의하는 등 뒤늦은 중재로 급한 불을 끄기도 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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