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레우스항 개발 언급하며 "양국 협력 확대 필요"
순방 앞서 내부 기강 잡기…강군 사상·부패 척결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중 갈등 속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그리스 순방에 돌입하면서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한 우군 확보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1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함께 10일 그리스에 도착해 고위 관리들의 영접을 받았다.
시 주석은 그리스에 도착한 직후 그리스 문명에 찬사를 보내면서 "중국과 그리스는 오랜 우호 교류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고대 문명국인 양국은 서로 다른 문명과의 교류와 공존을 촉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그리스와 일대일로 협력의 상징인 아테네 인근의 피레우스항 개발 사업을 직접 언급하면서 "중국과 그리스는 최근 높은 수준의 관계 발전을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국은 모두 각자 발전에 있어 중요한 단계에 있으며 양국 관계를 심화시키고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양 국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그리스를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 핵심 거점으로 삼아 유럽에 진출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어 시 주석의 이번 그리스 방문은 일대일로 사업 확장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16년 그리스 최대 항구인 피레우스항 지분 67%를 취득한 중국의 코스코는 피레우스를 중국의 유럽 해운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총사업비 17억 달러(약 1조9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 주석은 그리스 방문에 앞서 그리스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도 "그리스와 일대일로 협력 수준을 높이며 그리스의 해운 능력을 활용해 중국-유럽 플랫폼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번 그리스 국빈 방문에 딩쉐샹(丁薛祥)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을 대동해 대규모 경협 선물 보따리를 풀 것임을 시사했다.
시 주석은 지난 10일 광저우(廣州)에서 개막한 중국법치국제포럼의 축하서한을 통해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추진하려면 법치 환경이 필요하다"면서 "투명한 국제 경제 무역 규칙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 국빈 방문 후 시 주석은 브라질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에도 참석한다.
브릭스 정상외교를 하면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만나 미·중 무역 전쟁에서 중국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우군들'의 지지를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순방에 앞서 시진핑 주석은 군 조직에 강군 사상과 더불어 부패 척결을 주문하며 내부 기강 잡기에 주력했다.
이는 시 주석이 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통해 권력 강화에 성공했지만 홍콩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미·중 간 갈등도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지난 8~10일 베이징(北京)에서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기층건설 회의를 열고 신시대 중국군의 기층 건설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모든 군이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바탕으로 강군 사상을 관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강군 건설에 있어 중국 공산당의 리더십과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해 시 주석의 군 조직 내 막강한 장악력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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