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상실 결정되면 정당 해산까지 '도미노 현상' 전망도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정치권이 다시 한번 헌법재판소를 주목하고 있다.
태국 야권의 차기 주자로 발돋움한 타나톤 중룽르앙낏 퓨처포워드(FFP)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판가름 나는 것은 물론 세 번째로 소속 의원이 많은 당의 명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1일 일간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헌재는 오는 20일 타나톤 대표의 미디어 기업 지분보유 논란과 관련해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앞서 타나톤 대표는 지난 3월 치러진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지만 이후 미디어 기업의 지분을 가진 이는 하원의원직에 도전할 수 없도록 한 헌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선관위에 의해 제기됐다.
헌재는 이에 따라 타나톤 대표에 대해 일찌감치 의원직을 정지시킨 뒤 심리를 진행해 왔다.
20일 헌재 결정에 따라 최악의 경우, 80석으로 제3당인 FFP가 해산될 수 있고 당 지도부는 상당 기간 정치 참여가 금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벌써 나온다.
이미 올 총선 직전에는 우본랏 라차깐야 공주를 총리 후보로 지명했던 탁신계 정당 타이락사찻에 대해 입헌군주제에 반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헌재가 해산 조처를 내린 바 있다.
타나톤 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미디어 기업 주식 보유를 이유로 헌재가 자신의 의원직을 박탈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정당 해산 사유는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삐야붓 생까녹꾼 사무총장도 "집권당이 아닌데도 이렇게 많은 소송이 제기된 것이 놀랍다"면서 "진짜 우리 당이 법을 어겼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당이 권력을 잡고 있는 사람들을 기분 나쁘게 해서인지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고 생각하는지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헌재의 결정 여하에 따라 FFP에 도미노 현상처럼 충격파가 닥쳐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타나톤 대표를 비롯해 당의 주요 인사들에 대해 위법 혐의가 줄줄이 제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타나톤 대표와 아내 라위판이 당에 각각 1천만 바트와 720만 바트를 기부한 것을 놓고 법에서는 부부가 하나의 개체로 간주되는 만큼, 개인의 정당 기부한도액을 1천만 바트로 제한한 정당법을 어겼다는 주장이 선관위에 접수된 상태다.
그를 포함해 당 지도부에 대해서는 군주제를 종식하려 했다는 이유로 고발이 제기돼 헌재가 현재 심리를 진행 중이다.
수코타이 탐마티랏 방송대학의 정치학자인 유타폰 이사라차이 교수는 헌재가 '미디어 기업 주식 보유' 건에 대해 타나톤 대표가 헌법을 위반했다고 결정할 경우, FFP 해산으로 이어질연쇄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FFP가 일련의 소송 사태를 이겨내고 생존하게 되면 지금까지 야권을 이끌어 온 탁신계 정당 푸어타이의 영향력과 맞먹거나 아니면 더 능가하는 주요 정당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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