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볼리비아 사태 관련 입장 주목…개발은행 확대 관심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으로 이루어진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13∼14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개최된다.
올해로 11번째를 맞는 브릭스 정상회의가 브라질에서 열리는 것은 2010년과 201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정상회의에는 개최국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등 브릭스 정상들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다.
브릭스 5개국은 전 세계 인구의 약 40%, 전 세계 경제 성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브라질 외교부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과학기술, 혁신, 디지털 경제, 생산 활동을 위한 금융지원 확대, 다자주의 확대,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 개혁 방안 등에 관해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등 남미 국가에서 최근 벌어진 사태에 대해 브릭스 정상들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앞서 브라질 정부는 다른 브릭스 회원국들에 베네수엘라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단호한 입장을 촉구했다.
그러나 브라질이 베네수엘라의 야당 지도자 후안 과이도를 국가원수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인 데 반해 브릭스의 다른 회원국들은 일제히 마두로 대통령을 합법적으로 선출된 국가원수로 보고 있다.
브라질을 뺀 다른 회원국들은 경제적·정치적 이유로 마두로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베네수엘라에 6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세계 최대 수입국이다. 러시아는 2010년 이후 베네수엘라에 9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푸틴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만나 올해 말까지 166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인도 역시 원유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베네수엘라와 관계를 강화하고 있고, 남아공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념적으로 베네수엘라 좌파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 사퇴로 혼란 상태에 빠진 볼리비아 문제도 정상회의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브릭스 회원국 가운데 가장 먼저 입장을 발표한 러시아는 "볼리비아 사태가 외부의 개입 없이 합법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미국과 브라질에 견제 메시지를 던졌다.
특히 러시아 외무부는 논평을 통해 정치적 위기를 대화로 해결하려는 볼리비아 정부의 노력이 쿠데타 시나리오에 따른 사건들로 무산됐다며 서방이 볼리비아 야권의 모랄레스 정권 전복 시도를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브릭스 신개발은행(NDB) 확대 문제에 관해서도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NDB는 회원국을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브릭스 5개국에서 20개국 수준으로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NDB는 중남미에서는 처음으로 칠레와 콜롬비아에 가입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우루과이와 페루에 대해서도 가입 요청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NDB는 지난 2015년 7월 중국 상하이에서 정식으로 발족했으며, 신흥국과 개도국의 인프라 확충을 위한 금융지원에 주목적을 두고 있다.
NDB의 자본금은 현재 53억 달러 수준이며 2022년까지 100억 달러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 지역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올해는 상파울루에 지역사무소를 추가로 설치한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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