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지난달 영국에서 밀입국하려다 숨진 채 발견된 39명이 모두 베트남 출신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시신을 어떻게 가족에게 인계하느냐를 놓고 베트남 당국과 유족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당국은 시간 단축 등을 위해 영국 현지에서 시신을 화장해 유해를 송환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지만, 유족들은 전통 장례를 위해 시신을 온전히 돌려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영국 런던 동쪽 에식스주 그레이스의 워터글레이드 산업단지에서 39구의 시신이 담긴 화물 트럭 냉동 컨테이너가 발견되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12일 dpa 통신에 따르면 희생자 가운데 10명의 유족이 거주하는 베트남 중북부 하띤성의 한 지역 인민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지난 며칠간 유족들에게 '시신을 화장해서 운구하자'고 설득했지만, 처음에 동의했던 일곱 가족도 이제는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시신을 그대로 운구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베트남에 도착해서도 가족에게 인계하는 데 7시간가량 더 소요될 뿐만 아니라 장례식도 온종일 걸려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보존하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희생자의 남동생은 "우리나라 전통에 따라 마지막으로 누나의 얼굴을 보고 싶다"면서 "유족들은 유해가 아니라 시신이 송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견으로 양측은 아직 구체적인 시신 인계 방식과 시기를 정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마이 띠엔 중 베트남 총리실 장관(국무조정실장 격)은 지난 8일 현지 언론에 "희생자 시신이 9일 또는 10일까지는 송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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