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궤도 미니위성 빛공해 유발 천문학계 우려 여전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미국의 민간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11일(이하 현지시간) 우주 인터넷용 미니 위성 60기를 팰컨9 로켓에 실어 지구 궤도에 배치했다.
지난 5월 1차분 60기에 이어 2차분 위성 60기를 추가 배치함으로써 지구 궤도에 수만개 위성을 배치해 연결하는 초고속 우주 인터넷망인 '스타링크(starlink)'를 구축하는 사업에 속도가 붙게 됐다.
스페이스X는 이날 오전 9시56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팰컨9 로켓을 발사한 지 한 시간여만에 무게 260㎏의 미니 위성이 성공적으로 배치된 장면을 공개했다.
스페이스X는 이번 발사에서 4번째 사용해 3회 재활용의 벽을 넘어섰으며, 원뿔형 선단인 페어링(nose cone)도 처음으로 재활용했다. 또 팰컨 로켓이 실은 중량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신기원을 이뤘다.
스페이스X는 내년부터 미국 북부와 캐나다를 대상으로 스타링크 서비스를 시작하고 세계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는 앞으로 24차례에 걸친 추가 배치를 통해 확대할 계획이다.
스타링크는 지난 5월 시험에서 비행 중인 미공군 항공기에 초당 600 메가바이트(MB)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스페이스X 측은 밝히고 있다.
지난 달 22일에는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트윗을 통해 1차분 위성 60대를 배치한 이후 스타링크를 계속 시험해 왔으며 "이 트윗도 우주의 스타링크 위성을 통해 날리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타링크가 이처럼 본격화하고 있지만 천문학자들의 우려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스페이스X 측이 1차분 위성을 배치한 직후 지구 궤도에서 포착되는 위성들로 밤하늘에 빛 공해가 유발되자 천문학 자체가 위협을 받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미국천문학회(AAS)는 특별위원회를 꾸려 스페이스X 측과 대책을 협의 중이며,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아 세계 곳곳에 천체관측 시설을 운영하는 미국국립전파천문대(NRAO)도 스타링크 위성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스페이스X 측과 논의하고 있다.
스페이스X 측은 위성의 고도를 280㎞ 이상으로 올리고, 위성의 바닥 부분을 검은색 페인트로 칠해 빛 반사를 줄이는 등의 조처를 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게다가 스페이스X는 애초 스타링크용으로 1만2천기의 미니 위성을 발사하는 것으로 허가를 받았으나 최근 연방통신위원회(FCC)에 3만대를 추가 배치하겠다며 허가를 신청해 놓은 상태다.
스타링크 이외에도 원웹(OneWeb)과 아마존, 텔리샛(telesat) 등 다른 업체들도 스페이스X와 비슷한 서비스를 추진 중이어서 지구 궤도는 더욱 복잡해 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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