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푸드는 어떻게 살아났나…"DIP 금융, 기업회생 성공률 높여"

입력 2019-11-12 16:28  

스킨푸드는 어떻게 살아났나…"DIP 금융, 기업회생 성공률 높여"
증권학회 기업구조혁신포럼 주제발표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경영권자의 경영권을 보장하면서 기업이 회생절차를 밟도록 유도하는 DIP(Debtor In Possession·기존 경영권 유지) 금융이 기업 회생 성공률을 높인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2일 한국증권학회가 주관하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후원한 '2019년 제3회 기업구조혁신포럼'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DIP 금융의 본질적인 역할은 가치 있는 회생 기업을 선별하고 회생계획안에 따른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때까지 시간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는 전문성을 갖춘 구조조정 펀드가 투자 리스크가 높은 회생 기업의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마중물 역할을 수행한 대표적 성공사례"라고 소개했다.
로드샵 브랜드로 유명한 스킨푸드는 지난 2004년 설립된 화장품 제조·판매 회사로 2017년까지 중국, 일본,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며 고성장을 이어갔다.
그러나 현지 투자 실패와 업계 경쟁 심화 등으로 결국 2018년 10월 회생절차를 밟게 됐고, 회생 신청 이후에도 회사 관리인 변경 및 가맹점과의 법적 분쟁 등의 문제를 겪었다.
이와 관련해 박 연구위원은 "스킨푸드의 경우 회생 인수·합병(M&A)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장 운영 자금이 부족하다 보니 가맹점 피해가 확대되고 기업가치도 급격히 훼손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회사의 영업 유지를 위해 유진-에버베스트기업재무안정 PEF에서 DIP 금융 제공을 결정했고, 투자 이후 M&A가 성공적으로 종결되면서 가맹점주들도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러한 DIP 금융의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영업 가치가 훼손되기 전 적시에 기업회생 절차가 개시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회생절차 후 DIP 금융의 변제 순위를 상향 조정하고, DIP 금융 공급자가 회생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는 등 금융 공급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해 대표 발의한 우선변제권 관련 채무자회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국내 DIP 금융 활성화를 위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문창용 캠코 사장은 "이번 행사에서 제기된 DIP 금융 활성화 방안이 경쟁력 있는 회생절차 기업의 재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ms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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