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라지 "노동당 지역구서 브렉시트당 위해 보수당이 불출마해야"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나이절 패라지 영국 브렉시트당 대표가 오는 12일 총선 추가 불출마를 요구하는 집권 보수당에 거절 의사를 명확히 했다.
오히려 브렉시트당 후보자 당선을 위해 보수당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패라지 대표는 전날 유럽연합(EU) 탈퇴 지지자의 표가 보수당과 브렉시트당에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보수당 의원이 현역인 지역구에서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수당은 2017년 총선에서 총 650곳 중 317개 지역구에서 승리했다.
패라지 대표는 그러나 브렉시트 지지 비율이 높고, 노동당 의원이 현역인 지역구에서는 브렉시트당 후보가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보수당에서는 브렉시트당으로 인해 노동당 지역구 의석을 차지해 하원 과반을 넘기겠다는 총선 전략이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패라지 대표를 비판했다.
패라지 대표는 12일(현지시간) ITV, BBC 방송에 잇따라 출연, "나는 어제 보수당에 아주 큰, 관대한 제안을 내놨다. 수십여 의석을 선물로 줬다"고 말했다.
패라지는 그러나 보수당이 이에 화답하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노동당이 근소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구에서 브렉시트당을 위해 보수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통적인 노동당 우위 지역구에서는 보수당보다는 브렉시트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EU 탈퇴를 원하는 의원들로 의회 과반을 채워야 한다고 말했다.
패라지는 그러나 "보수당은 EU 탈퇴 지지자가 과반을 점하는 의회가 아니라 보수당이 과반인 의회를 원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보리스 존슨 총리의 행동을 제어하기 위해서 브렉시트당이 하원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년간 보수당은 약속을 하고는 이후 이를 철회했다"면서 "브렉시트당이 하원에서 존슨 총리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렉시트당이 보수당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언에 따른 것 아니냐는 관측은 부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는 몇주 전에 대화를 나눈 이후로 얘기한 적이 없다. 이번 결정은 전적으로 내가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국 총선과 관련해 존슨 총리와 패라지 대표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슨 총리와 패라지 대표를 자신의 친구라고 부르며 "두 사람이 힘을 합치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이고,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세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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