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英서 인종차별적 대우받는 마클 왕손비 안아주고파"

입력 2019-11-13 11:25  

클린턴 "英서 인종차별적 대우받는 마클 왕손비 안아주고파"
BBC 라디오 인터뷰서 마클 겨냥한 英언론의 부정적 보도 비판
대선 출마 배제 안해…"많은 이들이 출마 권유…지금은 계획에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영국 해리 왕손의 배우자 메건 마클과 관련한 영국 언론의 부정적 보도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2016년 미국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던 클린턴 전 장관은 12일(현지시간) BBC 라디오5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마클 왕자비가 "훨씬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배우 출신의 흑백 혼혈의 미국인으로 영국 왕위 계승 서열 6위인 해리 왕자와 결혼한 뒤 영국 언론으로부터 집요한 공격을 받고 있는 마클을 옹호한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또 이날 인터뷰에서 내년으로 예정된 차기 미국 대선과 관련, "많은 사람들로부터 권유를 받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출마 계획이 없다"면서도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BBC에 따르면 클린턴은 이날 "마클을 안아주고 싶다"는 말로 따뜻한 지지와 연대를 표현하며, 영국 언론의 "인종 차별적인" 대우에 대해 "견뎌내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클린턴은 마클이 해리 왕자와의 관계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소셜 미디어에서 일부 역풍을 겪은 것과 관련해 "인종이 확실히 한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주류라고 부를 수 있는 이곳의 일부 매체가 그것을 자신들의 지면에 게재하고, (마클을 겨냥한)비난이 증폭되는 것을 허용했다고 생각하면 가슴 아프고 (그 내용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마클은 지난달 자신이 친정아버지에게 보낸 편지를 불법 보도한 영국 언론 '데일리 메일'을 고소했다.
해리 왕자 역시 일간 타블로이드 '더 선'과 '데일리 미러' 발행인을 자신의 휴대전화를 해킹한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클린턴은 "마클은 대단한 여성으로, 믿기 어려운 인생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며 "스스로를 지지해 가면서 이 세상에서 자신의 길을 만들었다"고 추켜세웠다.

클린턴은 "모든 사람이 마클의 진정한 사랑 이야기를 축하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나는 한 엄마로서 마클을 두 팔로 감싸주고 싶다", "그런 나쁜 사람들 때문에 우울해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하는 등 시종일관 마클을 옹호했다.
이러한 발언은 해리 왕자 부부를 두둔해 온 최근 유명 인사들의 잇따른 발언과 궤를 함께하는 것이라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평가했다.
지난 8월 팝가수 엘튼 존은 잦은 자가용 비행기 이용으로 구설에 오른 해리 왕자 부부를 감싸면서 영국 언론을 겨냥해 "다이애나를 잊었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엘튼 존은 "해리 왕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는 친애하는 내 친구 중 한명이었다. 다이애나를 죽음으로 내몬 언론의 불필요한 침범에서 해리와 그의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며 영국 언론에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다이애나비는 해리 왕자가 열두 살 때인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들의 집요한 추적을 따돌리려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토크쇼를 진행하는 엘런 디제너러스도 트위터를 통해 "당신이 하는 모든 행동이 공격받는다고 상상해보라"며 마클을 옹호한 적이 있다.
클린턴은 이번 인터뷰에서 "마클이 약간의 유머나, 일종의 방향 전환(deflection) 등의 요령을 배우면 압박감에 좀 더 쉽게 대응하는 법을 찾을지도 모르겠다"고 조언했다.
인터뷰를 함께한 클린턴의 딸 첼시 역시 "우리는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인종 차별적이고 성 차별적인 요소가 있다고 확신한다"고 마클을 옹호했다.
한편, 클린턴은 이날 인터뷰에서 2020년 미국 대선 레이스에 나가라는 권유를 받고 있으며, 자신의 세 번째 백악관행 시도를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 시점에서 출마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나는 많은 사람으로부터 그것(출마)을 고려하라는 거대한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스튜디오에 앉아 있는 이 순간 내 계획안에 그것은 전혀 들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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