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지난 6월 초 시작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격화되는 가운데 홍콩 현지에 체류 중인 대만 유학생 200여명이 우선 귀국한다고 대만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자유시보와 중앙통신사 등은 대만의 본토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를 인용, 홍콩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파악된 대만 유학생 1천21명 가운데 284명이 이날까지 귀국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륙위는 홍콩에서 개인적으로 귀국하려는 유학생의 협조 요청이 있으면 홍콩 주재 '타이베이경제문화판사처(판사처)'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이들 매체는 덧붙였다.
추추이정(邱垂正) 대륙위원회 대변인은 정부 관련부처가 홍콩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현재 판사처 및 홍콩 내 대학의 대만 학생회와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문대에 유학 중인 한 대만인 학생은 대만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학 구내에서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과 최루탄 등으로 다소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그는 현재까지 대만 유학생이 홍콩 시위에서 체포되거나 부상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콩과기대 2학년생이 시위 현장 인근 주차장에서 추락해 숨지고, 직업훈련학교 학생이 경찰이 쏜 실탄에 맞아 쓰러지면서 홍콩 대학가에서는 연일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중문대에서는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 등을 동원해 진압에 나서고, 학생들은 화염병은 물론 불화살과 대형 새총 등으로 이에 맞서는 '전쟁터'와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한편,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콩 경찰의 대학 내 진입을 보면서 이전의 백색테러 시대를 떠올렸다며 대만이 어렵게 빠져나온 어둠 속으로 홍콩이 들어갔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밝혔다.
차이 총통은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홍콩 사태에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호소했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