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정부서한 입수…러 중동내 세력확장에 '화들짝'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이 러시아 전투기를 도입하려는 이집트에 제재를 경고하고 나섰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집트 국방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전투기 수호이(Su)-35를 구매하기로 한 러시아와의 계약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WSJ이 입수한 이 서한에는 러시아 군사장비의 구입을 금지하는 미국 법률에 따라 이집트가 제재를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는 경고가 포함됐다.
이집트는 러시아와의 군사적 제휴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수호이-35 20대 이상을 러시아에서 구매하는 20억 달러(약 2조3천억원) 규모의 계약을 올해 2월 체결한 바 있다.
미국이 중동의 우군인 이집트에 제재 카드까지 꺼내 들고 나선 것은 미국 무기판매 차질, 중동 내 세력확장에 대한 우려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수십년간 미국은 F-16 전투기, 공격용 헬리콥터 등 무기 판매를 비롯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군사·경제 지원을 이집트에 제공해왔다.
그러나 최근 중동에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러시아는 미국의 장악력을 비집고 들어가 이집트로까지 손을 뻗쳤다.
러시아는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에 내전에 필요한 무기를 제공했으며 심지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인 터키에 미사일방어체계 S-400까지 팔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이집트를 방문해 양국 군사협력을 논의한 뒤 이집트에 경고를 보냈다.
WSJ은 미국 국방부 관리들이 러시아 전투기가 실제로 구매될 때 뒤따를 수 있는 대가에 대해 이집트 공군 참모총장에게도 개인적으로 경고를 보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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