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호주판 '복면가왕'이 현지에서 해당 요일 전체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사랑을 받으면서 한국 방송포맷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6일 코트라(KOTRA) 호주 멜버른무역관에 따르면 호주판 복면가왕 시즌1은 9월 23일부터 10월 21일까지 '네트워크10' 채널에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7시30분 방송되며 시청률 1위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첫 방송은 156만명이 시청해 2015년 이후 네트워크10 역대 최고 시청률을 냈다.
호주판 복면가왕에서 출연자들이 쓰고 나온 가면과 의상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의상상을 받은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로봇, 늑대, 몬스터, 유니콘, 거미 등 다양한 동식물과 사물을 형상화했다. 주로 얼굴만 가리는 가면을 쓰는 한국 프로그램보다 스케일이 더 커진 셈이다.
한국 복면가왕은 복면 속 인물 찾기와 노래 감상이 어우러진 형식이라면 호주판은 복면을 쓴 참가자를 맞추는 데 더욱 초점을 맞추며 게임적 요소를 부각했다.
또 할리우드에 진출한 호주 스타, 은퇴한 운동선수, 추억의 컨트리 뮤직 가수 등 호주인으로서의 자부심과 향수를 자극할만한 참가자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홍보를 활발히 해 젊은 시청자층을 끌어들이는 데도 성공했다.
MBC의 음악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은 호주 외에도 현재 미국, 독일, 영국, 네덜란드 등 전세계 40여개국으로 포맷이 수출된 상태다. 미국판 복면가왕은 지난 시즌에서 1천400만명 이상의 시청자를 끌어 모으며 흥행돌풍을 일으켰다.
호주판 복면가왕의 성공은 호주 내에서 한국 방송포맷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였다.
네트워크10은 "과거 호주 방송국이 북유럽 방송 시장에 관심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프로그램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의 한 언론은 '5가지 별난 한국의 포맷' 기사를 통해 '냉장고를 부탁해', '정글의 법칙', 아빠! 어디가?', '니가 알던 내가 아냐', '바벨 250'을 소개하기도 했다.
호주는 한국보다 TV 방송 산업의 규모는 작지만, 포맷 공동개발 등 협력 가능성 높은 시장이다. 저작권 보호가 철저해 수출하기에도 적합하다.
코트라 멜버른무역관 관계자는 "호주에서 K-팝, K-푸드, K-뷰티와 같은 한국 문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K-포맷 수입도 늘 것으로 전망한다"며 "호주판 복면가왕을 통해 한국 방송 포맷의 인기가 입증된 만큼 향후 포맷 공동 개발, 양국 합작 드라마 등 한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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