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대서양해안 기름 찌꺼기 오염 '최악 환경재앙' 우려

입력 2019-11-17 03:49  

브라질 대서양해안 기름 찌꺼기 오염 '최악 환경재앙' 우려
80일간 해변 600여곳서 발견…원인 규명조차 난항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북동부 대서양 해안에서 기름 찌꺼기 때문에 발생한 오염 피해가 80일째 계속되고 있다.
역대 최악의 환경재앙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원인 규명은 아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환경 당국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북동부 해안에서 발견되기 시작한 기름 찌꺼기는 점차 남동부 해안으로 옮겨가면서 지금까지 해변 600여곳을 오염시켰다.



초기에는 일부 해안에 국한된 사건으로 보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브라질 역사상 최악의 환경재앙 가운데 하나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기름 찌꺼기는 북동부 마라냥 주에서 남동부 에스피리투 산투 주에 이르는 10개 주의 해안에서 발견됐다. 리우데자네이루 주와 상파울루 주 해안까지 기름 찌꺼기가 밀려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



지금까지 거의 3천㎞ 길이의 해변 607곳이 오염됐고 수거한 기름 찌꺼기와 오염 물질은 4천500t에 달한다. 최소한 140마리의 조류와 바다거북이 죽은 채 발견됐고 어패류 폐사도 잇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해군 관계자는 "기름 찌꺼기 양은 줄었으나 완전히 제거하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부 기름 찌꺼기는 바닷물 속에 가라앉아 이동하기 때문에 찾아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름 찌꺼기에 오염된 바닷물과 해변이 원래 상태를 완전히 회복하려면 20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기름 찌꺼기 피해의 원인 조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유전에서 흘러나온 원유 때문이라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이 때문에 연방경찰 등 사법 당국도 기름 찌꺼기 확산 원인에 대해서는 뚜렷한 언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연방경찰은 베네수엘라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로 가던 그리스 선박에서 원유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으나 이후에는 조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fidelis21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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